잇따른 단순 지표 공시에 부작용 우려
[앵커]
은행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예대금리차에 이어 금리인하요구권까지 공시제도가 잇따라 도입됐는데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함이지만, 단편적인 지표 공시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다혜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금융권 예대금리차와 금리인하요구권이 잇따라 공시됐습니다.
전날(30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상반기 금융사별 금리인하요구권 실적은 수용률로 비교해놨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의 후속조치로 시행됐지만, 수용률에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5대 은행 중 수용률이 가장 낮게 나타난 곳은 신한은행이지만, 수용 건수와 이자감면액을 보면 가장 높습니다.
수용률은 분자인 수용 건수보다 분모인 신청 건수가 많을수록 떨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청 건수가 많으면 불리합니다.
이 같은 단순 비교에 소비자들한테 금리 인하 요구 수용률이 높을수록 좋은 금융사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은행들의 ‘이자 장사’ 수익률 지표로 여겨지는 예대금리차 공시도 벌써 시끄럽습니다.
은행 측은 금융상품 포트폴리오가 제각각인데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대금리차를 줄이는 게 목표가 되면 자칫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이 이뤄져 서민 대출이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싱크]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예대금리차를 줄여라’라고 하면 은행들 입장에서는 저신용자보다는 고신용자 쪽으로 대출을 많이 해주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저신용자들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잖아요.”
전문가들은 공시의 순기능을 살리려면 앞으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싱크]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정보공개에 목적을 충실히 해야 되는 거고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예대금리차와 함께 은행들의 대출 전략이라든지 이런 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바람직하겠죠.”
갓 도입된 공시제도, 업계와 금융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서울경제TV 윤다혜입니다. /yunda@sedaily.com
[영상취재 김수영]
[영상편집 채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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