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두번 더 올리겠다는 美연준…고민 커진 한은
[앵커]
이번 주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늘 기준 금리를 동결했지만 올해 언제든지 또 올릴 거란 가능성도 열어뒀는데요.
연준의 결정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과 한국은행의 금리 전망에 대해 금융부 김미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이번에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어요. 사실 관심은 이번 결정이 인상 종료 신호냐, 한 박자 쉬어가는 거냐였는데요.
[기자]
네, 오늘 발표 상황 먼저 말씀드리면요.
미 연준은 오늘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5.25%로 유지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1년 넘게 이어온 금리인상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거의 모든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도 말했습니다.
금리인상 종료가 아니라 잠시 쉬어간다는 신호를 보낸 셈인데요.
앞으로의 기준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도 중간값이 5.6%로, 지난 회의보다 0.5%포인트 올랐습니다. 현재 미국 금리가 5.0~5.25%인데요.
점도표대로라면 미국은 올해 0.25%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됩니다.
[앵커]
연준이 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은행의 부담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기자]
네,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건 금리 차이입니다.
표를 보시면 현재 미국과의 기준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만약 우리는 동결, 미국은 0.25%포인트씩 두차례 금리를 올릴 경우 이 차이는 최대 2.25%포인트까지 나게 되는데요.
금리 차가 커지면 돈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외국인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 경우 외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환율이 뛰고, 원자재값 등 수입 가격이 올라 국내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 한미 금리 차가 커졌어도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긴 합니다만,
커지는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무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환율이 뛸 경우 한은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금리차도 중요하지만 사실 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물가잖아요. 물가 흐름은 어떤가요.
[기자]
네, 최근 물가 상승률은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넉달 연속 줄어들어 지난달에는 19개월 만에 최저치(3.3%)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런 흐름을 이어가 올해 중반에는 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낮아질 거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 흐름이 불안하다는 겁니다. 국제 유가, 급증한 가계부채, 하반기 전기·가스 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이 물가를 자극할 변수입니다.
특히 전기·가스 등 에너지요금은 인상되면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특성이 있어 2차 파급 효과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시적 변동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4%대로, 둔화세가 더딘 모습입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를 보면 한은 금통위원 6명 전원 모두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연내 금리를 한번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대를 나타냈습니다
[앵커]
그런데 시장은 좀 다르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못 올릴 거란 기대가 크죠?
[기자]
네. 화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싱크] 이정환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금리를 올리게 되면 또 언제까지 (금리가) 오를지 모른다라는 불확실성을 주기 때문에 굉장히 안 좋은 시그널…"
[싱크]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대출은 계속 늘고 있고 금리를 올리기에는 너무 경기가 안 좋으니까 부담스럽고, 환율이나 이런것에 대해서 영향들이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고 하면 아마 금리를 또 동결하지 않을까…"
취재를 해보니 최근 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는 상황에서 경기를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선 외환시장만 안정된다면 한은이 추가 인상 없이 버틸 거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는데요.
한국은행은 이런 시장 기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오늘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내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앞서 한은은 이같은 통화 당국과 시장과의 간극이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한미 금리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kmh23@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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