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웃고 유통 울고…희비 엇갈린 3분기 실적

[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앵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돌아오며 식품·유통기업들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품기업들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반면, 유통기업들은 수익이 저하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관련 내용 산업 2부 이지영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주 많은 식품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죠. 실적 어떻게 집계됐나요?
[기자]
네. 주요 식품사들이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우선 라면3社로 불리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104%, 125%, 87% 상승했는데요.
삼양식품의 경우 3분기 매출이 3,35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경신하며 올해 목표로 했던 ‘매출 1조원’을 비교적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라면 기업 외에도 다양한 식품 기업들이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오리온, 롯데웰푸드, 빙그레, 해태제과의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약 16%, 41%, 154%, 247% 늘었습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약 29% 하락했지만 식품 사업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지난 1·2분기 대비 성장세로 전환했습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16개 기업 중 하이트진로, SPC, 남양유업을 제외한 13개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었는데, 하이트진로는 원가 부담과 광고 판촉비를, SPC삼립은 원가 상승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습니다.
남양유업은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지만 누적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약 54% 줄였습니다.
[앵커]
지난 2분기 추경호 부총리의 주문으로 라면, 제과 업체 등이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면서, 인하된 가격이 반영되는 3분기부터 식품기업들의 매출 타격이 전망되기도 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식품기업들의 호실적에는 해외 매출 증대가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라면3社 중 농심은 3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고 설명했으며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72%에 달합니다.
농심은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2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이르면 2025년에는 미국 3공장 착공에 나설 계획입니다.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삼양식품 역시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오는 2025년 밀양에 2공장을 추가로 지을 예정입니다.
오리온 역시 3분기 영업이익 1,407억원 중 약 1,00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습니다. 특히 중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2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은 북미 지역에서 만두와 피자 브랜드가 1위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며 시장 확장을 이어갔다고 밝혔으며, 빙그레 역시 해외 사업이 20% 이상 성장하며 수익성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재료 가격의 하락도 식품기업들의 호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식품산업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옥수수, 소맥, 대두 등의 원재료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1%, 22%, 9% 떨어졌습니다.
[앵커]
식품업계가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가격은 유지하면서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동원F&B는 지난달 20일부터 ‘양반김’의 중량을 0.5g 낮춰서 납품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7월 해태제과는 ‘고향만두’의 용량을,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음료의 과즙 함량을 낮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자 정부는 ‘생필품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입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오늘(17일) 오전 서울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인상,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많다"고 언급하며 "11월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실태조사를 진행해 구체적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역시 지난 14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을 방문해 “슈링크플레이션은 정직한 판매 행위가 아니다”라고 못을 박은 바 있습니다.
[앵커]
반대로 유통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식품업계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과 달리 유통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쪼그라들었습니다.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로 불리는 유통3사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쳤는데요.
쿠팡은 3분기 8조원이 넘는 매출을 쏘아올리며 5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41% 줄어들었고, 이마트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3% 감소했습니다.
롯데쇼핑은 3분기 1,4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유통업계에선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5% 낮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식품 제조기업들의 가격 인상과 실적 반등이 유통기업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인데요.
고물가 시기일수록 가격 경쟁이 심화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유통 과정에서 발생되는 적자분을 유통 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네. 올 3분기 식품·유통업계 실적에 대해 이지영 기자와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asy@sedaily.com
[영상편집 유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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