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에 ‘고위험상품까지’…'투자선택권' 수면위로
NH농협·하나에 이어 KB국민·신한도 ELS 판매 중단
우리은행 “ELS 판매 유지…투자 선택권 보호”
금융당국 “ELS 판매 중단은 검토해보겠다”
현장 “전면 중단보다 내부 통제·책임 강화 방법도 있어”
[앵커]
시중은행들이 홍콩H지수 지수 주가연계증권 ELS의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손실 사태가 계속된 영향 때문인데, 여기에 금융당국이 '고위험상품' 판매에 대해 검토 의견을 밝히면서 '투자선택권' 제약 문제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연아 기자입니다.
[기자]
H지수 ELS 손실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H지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이 관련 ELS 판매를 잇따라 중단하고 있습니다.
H지수 ELS는 총 판매잔액 19조3,000억원 가운데 80%가 올해 상반기에 만기가 집중돼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원금 비보장형 ELS를 판매하지 않았고, 지난 29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도 내부 회의 등을 거쳐 H지수 ELS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시중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은 나홀로 판매 유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은행은 금융소비자 투자 상품 선택권 보호를 내세웠는데, 내부 통제를 토대로 H지수 ELS상품 판매를 제한해 손실 규모가 적고, 판매 창구 역시 전문 인력인 PB창구로 국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 금융당국의 개선에 맞춰 정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판매 중단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은행별 H지수 ELS의 판매 규모를 보면 KB국민은행이 8조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 우리은행 400억 원 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전면 금지까지 고심 중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ELS판매 중단 계획을 묻는 의원의 질의에 고위험 상품의 은행 판매가 적절한지 검토하고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가 금융 소비자의 ‘투자선택권’을 제약하는 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ELS는 저금리 시기에서 20여년간 대표적인 고금리 투자 상품으로 꼽혀왔습니다. 판매 중단은 물론 고위험 상품까지 당국이 제약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겁니다.
현재 금융권은 물론 투자업계에도 판매 중단보다 내부 통제와 책임 강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H지수 ELS 판매사에 대한 현장 검사 결과를 다음 달(2월) 발표할 예정인데, 이를 바탕으로 고위험 상품 판매 전면 금지 여부와 손해배상 가이드라인이 함께 나올 것으로 보여 은행권과 피해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이연아입니다. / yalee@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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