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경제적 피해 눈덩이
[앵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상승이 심각한데요. 당장 해수면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동부해안과 플로리다 등 해안가의 주택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해수면상승은 무엇인지, 또 해수면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봅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해수면상승은 어떤 뜻인가요? 말 그대로 바닷물 높이가 오르는 겁니까?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해수면 상승이란 해수의 증가 또는 지역적인 구조적 움직임에 의하여 해수면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전 세계 해수면은 20세기 동안 평균 15cm 상승했고요. 해수면은 현재 연간 3.3mm의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이는 거의 두 배나 빠른 속도이지요.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2°C 상승으로 제한된다면 세기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최대 60c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요. 만일 기온상승이 2°C를 넘으면 해수면상승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요.
그런데 말이지요. 지금 당장 탄소 배출량이 0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지구의 뜨거운 기온과 해양의 열 함량으로 인해 해수면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봅니다. 바다는 탄소 배출에 의해 대기에 갇힌 열의 90% 이상을 흡수하며, 수세기 동안 계속해서 과도한 열을 흡수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앵커]
그럼 어느 정도의 해수면상승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세계기상기구는 2023년 연례기후보고서에서 지난 8년이 역사상 가장 더웠으며, 지난 10년 동안 해수면 상승 추세가 1990년대의 2배를 넘었다고 밝혔는데요. 1990년대에는 해수면이 매년 2.1㎜씩 상승한 데 비해, 최근 10년에는 1년에 4.4㎜, 2020년 이후에는 1년에 5㎜ 높아졌다고 분석했지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빠르게 바닷물의 높이가 오르고 있지요. 그리고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세기말에 탄소를 최대한 줄이는 경우에는 최대 55cm 상승할 것이며, 현재같이 탄소를 배출하고 살 경우에는 최대 1.01m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보고서는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는 세기말까지 계속 상승할 것이 거의 확실(virtually certain, 99~100%)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들이 이번 세기 동안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양기후예측센터의 2023년 11월 자료에 따르면 동해의 해수면은 평년(60.3±5.3cm)보다 6.5cm 높았으며, 황해는 평년(67.9±6.7cm)과 비슷했는데요. 1993~2023년 동안 전 지구 평균 11월 해수면은 10년에 3.5cm씩 상승하는 추세인데 반해 동아시아해역은 10년에 3.6~5.0cm씩 상승하는 추세이며, 그 중 동해의 상승률이 가장 높습니다.
[앵커]
이렇게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는 원인은 뭔가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해수면상승의 가장 큰 두 원인은 바닷물의 온도가 오른다는 것과 빙하가 녹고 있다는 건데요. 지구는 산업혁명 이후 기온이 계속 상승해 왔는데 이에 바다의 온도도 0.76℃ 이상 따뜻해졌지요. 따뜻한 물은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면서 해수면상승을 가져옵니다.
둘째는 전 세계의 빙상과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그린란드 빙상은 2003년에 비해 4배나 더 빨리 녹고 있으며, 현재 해수면 상승의 2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IPCC는 세기말까지 그린란드가 전 세계 해수면의 높이를 최대 27cm 높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최대 28cm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요.
이 외에 해수면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은 자연적인 지질학적 과정과 함께 대수층에서 물을 퍼올리는 인간들의 행위로 인해 육지가 가라앉는 요인도 있지요.
예를 들어 멕시코만은 해수면상승이 매우 빠르게 가속되고 있는데 이 지역은 과도한 석유와 물을 파 올림으로 육지가 가라앉기 때문이랍니다.
해수면은 전 세계적으로 균일하게 상승하지 않는데요. 일부 해안 지역은 이미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는 곳도 있지요. 육지와 마찬가지로 바다의 전 세계 높이는 고르지 않고요. 물의 높이는 거대한 해류와 우세한 풍향과 같은 물리적 요인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답니다.
현재 해수면 상승 속도는 열 팽창, 해안 침식, 육지의 침하 또는 반등 여부와 같은 인간 및 기후 주도 변화 외에도 해류나 풍향 등의 요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요.
[앵커]
이렇게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면 해안지대의 시설 등이 잠기면서 경제적 피해가 클 것 같은데요.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타티아나 플라토바 교수팀은 2024년 1월 19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온실가스가 줄지 않는 경우를 가정해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으로 유럽연합(EU)과 영국에서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연구팀은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계속 배출되는 시나리오(SSP5-RCP8.5)와 함께 유럽에서 2015년 이후 새로운 해안 보호조치가 시행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2100년까지 유럽 271개 지역에 대한 해수면 상승의 잠재적 영향을 모형화했지요.
그랬더니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로 계속 배출될 경우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2100년까지 유럽에서만 1,27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액수는 영국과 EU 전체 GDP의 1.26%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해수면상승의 영향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컸는데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 베네토 지역은 손실이 지역 GDP의 20.84%, 에밀리아-로마냐는 10.16%, 폴란드 포모르스키에는 9.58%에 달하는 등 대부분 경제적 손실이 해안지역에 집중되는 것으로 전망되었지요.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이었습니다. 오늘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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