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쇼핑몰의 성공&로드샵 생존…트렌드키워드에서 비밀을 찾다

경제·산업 입력 2024-03-07 10:20:29 수정 2024-03-07 10:20:29 안자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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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수원 한달 누적 방문객 185만, 가로수길 공실률 36.5%
分秒사회로 본 소비 트렌드…"이젠 돈보단 시간, 제품보단 경험"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의 모습. /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안자은 인턴기자]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수원. 발디딜 틈 없던 개점 첫 주가 지나고 비교적 많이 한산해진 한 달째이지만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오픈 초기 ‘인증샷’ 명소로 불리며 인기를 끈 ‘별마당 도서관’ 역시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사람이 몰린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1월 26일 정식 개장한 수원 최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수원의 지난 21일까지 누적 방문객이 185만명에 달했다. 

공실이 난무한 가로수길. /[사진=서울경제TV]

이에 반해 공실이 난무한 가로수길.
한 집 건너 한 집이 공실인 상황. 건물들마다 
긴급임대’ ‘특급임대’ 등 임대를 한다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옛 핫플레이스의 영광을 잃은지도 오래. 지금의 가로수길은 그저 애플’ 매장만 있는 유령거리의 느낌이다.
부동산 컨설팅사 쿠이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3년도 2분기 가로수길 상권의 공실률은 36.5%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전 2019년 공실률 4.5%와 비교해 급증한 수치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한계를 정확히 보여준 가로수길.

그리고 승승장구 중인 복합쇼핑몰.

복합쇼핑몰을 통해 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인 몰링(malling)이 유행중인 셈이다.

이런 몰링 유행 현상 뒤 숨겨진 트렌드의 비밀을 찾아보고 앞으로 개별 상권들의 생존 전략을 전망해본다.


복합쇼핑몰, 다른 취향 같은 공간…"실패가능성 줄여"


토요일 오전, 신혼부부 김씨 가족은 차를 몰고 수원특례시 장안구에 위치한 스타필드 수원으로 향한다. 4,500대가 동시 주차 가능하지만 점심시간에 사람이 많이 몰리기에 조금 일찍 출발했다. 점심을 먹으러 호기롭게 7층으로 올라갔으나 토요일 오전 11시 반 기준 웨이팅 60팀이 있었고 예상 대기시간은 118분이였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 어쩔 수 없이 ‘별마당 도서관’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3층으로 내려온 김씨 부부는 수많은 사람들에 놀란다. 점심 시간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김씨 부부는 결국 8층 옥상 ‘스타 가든’을 거닐며 점심 웨이팅을 기다린다.


같은 날 대학생 박씨는 느지막이 스타필드를 찾아 6층 스포츠 클럽에서 운동을 한 뒤 성수나 홍대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MZ 세대 사이 인기 브랜드 매장들을 둘러보며 쇼핑을 한다. 곧이어 가족들이 반려견과 함께 방문해 온 가족이 옥상 ‘펫파크’에서 여유를 즐긴다.


이렇게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복합쇼핑몰로 모이는 이유를 트렌드 키워드에서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분초사회’로 설명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내새운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중 하나는 바로 ‘분초(分秒)사회’다.

분초사회는 간단하게 사람들이 1분 1초를 다투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기존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패러다임가 바뀌며 사람들에게 돈만큼이나 ‘시간’도 중요한 자원이 된 것.

분초사회와 함께 트렌드로 떠오른 ‘시성비’는 시간 대비 성능이란 뜻으로 현대 사회에서의 시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이제 소비자들은 소비에 실패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대형 복합 쇼핑몰들은 이런 분초사회의 트렌드에 힘입어 엄청난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동경로를 확 단축시켰고 최대한 한 곳에서 각자의 필요에 맞는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복합 쇼핑몰의 위력을 의식한 프렌차이즈 업계는 쇼핑몰 안으로 리로케이션 오픈하는 등 적극적으로 입점 경쟁 중이다.

롯데월드타워 /[사진=서울경제TV]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몰. 분초사회 트렌드를 아주 잘 반영한 복합 쇼핑몰 중 하나다.

2014년 개장한 롯데월드몰은 2017년 바로 옆 롯데월드타워가 개장과 동시에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관광객 수가 급증했다. 대한민국 첫 100층 랜드마크로 이목을 끈 것뿐만 아니라 ‘서울스카이’ ‘시그니엘’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아레나광장’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뒤로 펼쳐진 ‘석촌호수’의 지리적 위치도 잘 이용했다.

이로써 롯데월드몰·타워는 방문객이 밥, 카페, 영화, 전시, 산책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공간에서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한 정거장 건너의 잠실새내(신천)역 먹자골목 상인들은 울상이다. 많은 방문객들이 이 ‘롯데’ 열풍으로 송리단길로 발걸음을 향한 것. 이제는 로드샵의 유행을 대기업들이 정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로드샵들은?
 

[사진=히포캠퍼스]

이러한 복합쇼핑몰의 강세에도 전문가들은 로드샵들이 살아남을 방법이 있다고 본다.

분초사회의 트렌드로 비추어 보면 현재 제품 소비에 있어서 같은 시간에 얼만큼의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업계에서는 로드샵들도 적극적으로 소비에 ‘경험’을 접목해야 한다고 본다.

성수동에 위치한 ‘히포캠퍼스’는 향기 브랜드지만 매장내 직접 조향해보고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조향 원데이클래스로 만든 나만의 향수는 추후에 재주문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히포캠퍼스는 분초사회의 트렌드에 맞게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고 소비뿐 아니라 경험까지 제공해 그저 향수만 파는 매장보다 MZ세대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사진=비틀즈뱅크]

이렇게 발빠른 로드샵들이 소비에 경험을 더하자 기존과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도 생겼다.

이른바 ‘꽃집 릴스’로 개별 최대 조회수 1,283만회, 팔로워 7.2만명을 찍은 성수동 꽃집 ‘비틀즈 뱅크’가 그 예시다. “춤을 춰야만 매장에 들어올 수 있다”라는 말에 손님들이 꽃을 사기 전 춤을 추며 화제가 됐다. 이제 해당 꽃집은 더 이상 꽃을 구매하는 곳이 아닌 춤도 즐기는 경험의 공간이 된 것이다.

이렇듯 업계는 구매와 함께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시한다면 로드샵들도 트렌드에 탑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ahnje1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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