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옥죄는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부작용 개선해야"
업계 “취지 동의하지만, 과도한 처분 일부 완화해야"
심상치 않은 GMP 후유증…제약업계, 존폐 위기까지
“모호한 규정”…업계 혼란 가중·위수탁사 피해 만연
원론적 규제 벗어나 자생 노력 등 다방면 접근해야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제약업계 뜨거운 감자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다. 이는 GMP 적합판정 취소제다. 임의제조를 막기 위한 품질관리라는 본연의 취지와 달리 과도한 처분으로 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역시 GMP 위반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개선보다는 처분에 집중한 제도로 기업의 존폐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며, 제도 보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칫 의약품 수급에도 차질이 생겨, 환자 피해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업계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의 허와 실을 짚어본다.
▲ “취지 동의하지만, 존폐 위기…과도한 처분 완화해야"
이 제도는 제약사들의 GMP와 관련한 위반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의제조를 반복하고 제조기록서를 허위로 작성한 제약사에 대해 GMP 적합 판정을 취소하는 제도다. 지난 2022년 12월 도입됐다. 과거 일부 제약사들의 제조 기록 조작, 품질관리 소홀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의약품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탄생했다. 제도 시행 이후 한국휴텍스제약, 한국신텍스제약 등 2개의 제약사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이 제도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제약 업계에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업계는 취지는 동의하지만, 과도한 처분으로 인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만큼 일부 제도를 일부 보완, 완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모호한 규정”…업계 혼란 가중·위수탁사 피해 만연
문제는 제도 시행 부작용이 전방위적으로 번지며, 기업 경영을 옥죄고 있다는 점이다. 제약업계에서는 GMP 적합판정의 취소 후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되는 제도의 엄격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우선,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 처분을 받게 되면 제조라인의 모든 제품 생산이 중단된다. 적발 품목 뿐 아니라 라인 자체를 멈춰야 한다. 단순히 문제가 발생한 특정 제품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생산 라인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회사의 전반적인 생산 능력이 크게 저하되며, 이는 곧바로 대규모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회사의 존폐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위탁생산의 경우, 수탁업체의 GMP 적합판정 취소는 위탁업체의 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미쳐 연쇄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중소,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타 업체 위탁 생산 방식을 통해 의약품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위수탁 방식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즉, GMP 문제가 없는 업체들도 거래처의 일탈 행위에 따른 동반 손해를 감안해야 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놓인다는 점이다.
이와함께, 모호한 규정으로 제약 업계는 혼선은 가중되고 있다. ‘반복적 임의 제조’의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제약사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여러번 GMP 관련 시정명령 등의 행정처분이 누적돼야 '반복적'이라는 명제가 성립된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제약사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생산 계획 수립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처분을 받게 되면 제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의약품 수급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의 건강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원론적 규제 벗어나 자생 노력 등 다방면 접근해야"
이에 제약업계는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위반에 한해 적용하거나, 단계적 처벌 제도로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요구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법안을 마련한 국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의약품 품질 관리 강화와 제약산업 발전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이번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의 실효성과 산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즉, 규제와 현실의 간극이 좁혀질 때 GMP 본연의 취지와 수준이 발전할 것이란 제언이다. 또한, 위법에 관한 강한 채찍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엄벌주의만으로는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긴 힘들다. 원론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자진신고 독려, 수사기관의 감시 강화, 업계 스스로의 자생 노력 등 다양한 방법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hyk@s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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