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곳간 채우기' 이어진다…유동성 확보 총력
경제·산업
입력 2025-03-02 08:00:06
수정 2025-03-02 08:00:06
김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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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등 비핵심 사업 잇달아 정리…2000억원대 사업 포기도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롯데건설이 27일 본사 부지 매각을 포함한 1조원 규모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른 건설사들도 자산 매각이나 사업 정리를 통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등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비교적 체급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곳간 채우기에 나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980년부터 사용해 온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사옥 부지 매각에 대해 컨설팅 업체 등에 분석을 의뢰했다. 롯데건설은 약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본사 부지 매각에 더해 수도권 창고 자산이나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건설경기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롯데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부각된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부도설이 증권가 지라시(정보지)로 돌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을 하지 못해 계속 브릿지론 만기를 연장하던 대전 도안지구 사업장에서 300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철수해 한때 위기감이 고조됐다.
다른 건설사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전쟁 여파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성 부담이 커지자 대형 사업을 매각하거나 한창 수익이 나는 자산도 비주력 부문이라면 미련 없이 손을 떼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8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한 금호건설은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2242억원 규모 대장-홍대 광역철도 사업을 포기하기로 지난해 10월 결정했다. 회사 매출액 대비 10.9%에 이르는 대형 사업임에도 비용이 많이 투입되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조기에 포기하고 채산성 있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업계 5위 건설사인 DL이앤씨와 DL케미칼 등을 보유한 DL그룹은 서울 여의도, 강남과 제주도에 있는 글래드호텔 3곳을 매물로 내놓았다. DL은 지난해 잠정 연결기준으로 4분기 224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연말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수익성이 좋은 호텔 부문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싱가포르 투자청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며, 업계에서는 매각 대금을 65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에코플랜트는 폐플라스틱 자회사인 DY인더스와 DY폴리머를 지난해 말 매각했다. 이 두 회사의 취득가는 약 243억원이었지만 130억원에 매각하면서 100억원가량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이에 더해 인력 감축 카드도 꺼내 들었다. 지난해 10월 인사에서 임원을 66명에서 51명으로 22.7% 감원한 데 이어 11월에는 50대 이상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도 실시했다.
지난해 1조원가량 영업손실을 내며 현대건설 '어닝쇼크'의 원인을 제공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된 해외 사업 수주에 더욱 신중을 기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며 팀별로 사업 수주시 '자체 스터디'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산업 전문가는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 기업이 많이 증가했는데, 특히 중견업체 중에서는 신동아건설이나 삼부토건 외에도 법원회생 신청이나 부도가 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지나 최근에는 공사비 상향 조정 등이 이뤄지고 있어 올해에는 수익성이 급격히 좋아지진 않더라도 다소 나아질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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