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人4色 | 김춘학] 군산 은파 벚꽃 야시장을 둘러보며

전국 입력 2025-04-05 10:00:04 수정 2025-04-05 10:00:04 이경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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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학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김춘학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바야흐로 벚꽃의 계절이다. 내 고향 군산에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벚꽃 명소가 있다. 일명 ‘군산 벚꽃 4경’이라 불리는 △은파호수공원 △월명공원 △월명종합경기장 △나포 십자들녘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단연 은파호수공원의 벚꽃이다. 이곳을 찾을 때면, 수년 전 사라진 지역 벚꽃축제에 부모님 손을 잡고 함께 걸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지금은 사라진 축제를 조금이나마 되살리고자, 행정이 공간을 제공하고 민간이 협력해 운영하는 ‘은파 벚꽃 야시장’을 다녀왔다. 지난 3월 28일부터 오는 4월 13일까지 운영되는 이 야시장은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여느 축제와 달리 100% 민간 자금으로 기획됐다. 그래서인지 기획자와 참여자들이 더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접근해,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객들에게 야간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체류 시간 연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한 관계자의 말은 ‘진짜 지역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전국적인 산불, 미얀마 대지진, 경기침체 등으로 현장 분위기가 어떨까 걱정됐지만, 여러 이슈에 지친 방문객들은 만개한 벚꽃을 보며 위안을 얻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옅지만 환한 미소에, 야시장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 보였다.

이렇게 민간 주도의 지속 가능한 행사 운영 기반을 마련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고, 지역 관광 이미지를 제고해 체류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다면, 행정의 막대한 예산 투입 없이도 지역민의 힘으로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이 보였다.

물론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이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상인, 지역민, 의회 등의 부정적인 인식과 태도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일부 상인들은 “참여 상인들 때문에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며 행사 자체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일부 지역민들은 “우리 앞마당을 망쳐 놓는다”며 민원을 제기한다. 의회 차원에서도 해당 행사가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대응하며,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을 폄훼하는 일은 멈춰야 한다.
이러한 반응은 지역의 다양한 축제형 프로그램이 어떤 과정을 거쳐 기획되고 운영되는지에 대한 소통과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행정이 공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민간 자본이 투입된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 방안이 필요한 이유다. 지자체 예산 지원 없이 멋진 공간에서 소상공인들이 모여 스스로 즐기고,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이 행사가야말로 지역 경제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며칠 남지 않은 벚꽃의 절정 속에서, 군산의 명소를 찾은 이들이 벚꽃의 꽃말처럼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김춘학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다이룸협동조합 이사장
·다이룸문화예술교육연구소 대표
·군산시 정책자문단 위원
·다문화사회전문가
·문화기획자

'문화 4人4色'은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네 전문가가 도민에게 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씩 기고, 생생한 리뷰, 기획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취재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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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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