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아래 부당내부거래…김광일 MBK 부회장, 고려아연 이사회 합류 '부적절'
금융·증권
입력 2025-04-10 17:11:08
수정 2025-04-10 18:30:55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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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홈플러스 부채 떠안고 네파 대출 동원
18개사 등기임원 겸직 김광일 MBK 부회장 리더십 ‘낙제점’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 이사 합류 ‘부적절 여론’
롯데카드 작년 당기순익, 전년 대비 62% 급감

[서울경제TV=김보연 기자] 사모펀드MBK파트너스(MBK)가 피인수기업인 홈플러스, 네파를 살리기 위해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동원해 대출을 내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홈플러스를 비롯해 18개사의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광일 MBK 부회장의 경영 역량 부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 이외 네파, 오스템임플란트 등 손대는 기업마다 경영난을 초래한다는 평까지 받고 있는터라, 제련업에 전무한 그가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 신임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매출은 지난 2022년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거래에 동참한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2022년 75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1264억원에서 2024년 7953억원까지 폭증했다. 2년새 10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다른 카드사의 매출은 정체되거나 소폭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2023년 8210억원에서 2024년 7992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신한카드도 1254억원에서 1199억원으로 감소했다.
홈플러스가 활용한 ‘구매전용카드’는 일종의 기업 간 외상거래를 카드 형태로 전환한 금융상품인데, 지난 3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을 하기 직전까지 롯데카드에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급격히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실을 줄인 정황이 드러났다.
홈플러스 협력업체에 카드사가 먼제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로, 카드사는 홈플러스에 단기로 외상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카드사는 홈플러스로부터 받을 돈(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단기 전단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롯데카드가 채권을 자체 보유할 경우 홈플러스의 부도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지게 되는 구조다. 지난해 기준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매출 7953억원 가운데 47%인 3700억원은 600억원 한도의 구매카드 연간 이용액으로 집계됐다.
MBK가 피인수기업 롯데카드의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홈플러스 부채를 사실상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홈플러스는 외부 전단채 발행을 줄이면서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동시에 외부 투자자에게 노출되는 부실 규모도 줄일 수 있지만, 계열사인 롯데카드가 유동화하지 않은 잔액에 대한 리스크를 떠안게 된 상황.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롯데카드는 또 다른 부실 피인수기업 네파를 살리는 데도 동원됐다. 아웃도어 의류 업체 네파가 최근 자산유동화대출(ABL)로 300억원을 조달하는 가운데 롯데카드가 100억~15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지난 2013년 MBK가 인수했던 네파는 12년 넘게 엑시트(자금 회수)하지 못한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데, 인수 원년인 2013년 대비 10년만에 11분의 1수준으로 현금창출력이 대폭 저하되는 등 부실기업으로 전락해서다.
이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56억원에서 60억원으로 줄면서 빚없인 기업 운영이 어려운 상황. 네파의 이자비용(2023년 기준)은 304억원으로 같은 해 영업이익 14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본업을 통해 남긴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셈.
MBK가 롯데카드에 부실을 전가하는 사이,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롯데카드가 MBK 투자 기업에 제공하는 신용공여가 빠르게 늘면서 내부거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전년(3672억원) 대비 62.7%(2307억원) 급감했다. 2023년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빼면 2023년에도 전년보다 순이익이 38.4% 줄었다. 2년 연속 순익 감소세다.
이익 급감의 배경으론 팩토링 대출 확대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이 꼽힌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설정하고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서비스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PF 신규 취급을 중단한 이후 대체 수익원으로 팩토링 대출과 카드론에 주력하면서 비용 급증을 유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영업비용을 구성하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2년 4787억원에서 지난해 7889억원으로 2년새 64.8%(3102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카드의 자산효율성과 건전성 지표는 다른 카드사보다 부진하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3%로 1년 전(14.28%)보다 낮아졌다. 신한카드(7%)와 삼성카드(8%), BC카드(7.47%)를 비롯한 다른 카드사와 비교해도 낮다. 지난해 롯데카드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31%로 전년(2.08%)보다 1.77%포인트 하락했는데, BC카드(2%)와 KB국민카드(1.3%), 현대카드(1.43%)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로 업계 평균인 1.2%에 비해 높다. 한신평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1개월 이상 실질연체채권은 지난 2020년 말 1518억 원에서 지난해 말 4015억 원으로 늘었다.
설상가상, 대출이 심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영업단 전결로 이뤄지면서 팩토링 대출 채권에서 786억원 규모 일부 연체가 발생하면서 금감원의 수시검사를 받고 있는 상황. 지난해 롯데카드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7889억 원으로 전년보다 15.4% 증가한 바 있다./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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