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心 잡아라…외국인 고객 모시기 나선 은행권
금융·증권
입력 2025-05-10 08:00:05
수정 2025-05-10 08:00:05
김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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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약 265만명…대구시 인구 넘어
시중은행, 특화점포·취업 등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
수수료 수익·충성 고객 확보 이점 있어…'新성장동력' 부상
금융당국도 외국인 은행거래 지원 나서

[서울경제TV=김수윤 인턴기자]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특화 점포 운영부터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외국인 대상 맞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 포화로 인한 금융시장 성장 정체 속 시중은행들은 '외국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 “특화 점포에서 취업까지”…4대 은행, 외국인 맞춤형 금융서비스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고객의 국적과 지역 특성에 맞춘 점포 운영은 물론, 언어·취업·생활 편의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외국인 고객 전담 창구 ‘Global Desk’ 12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해당 지점은 천안금융센터(우즈벡·러시아 특화), 연수동지점(러시아 특화), 인천항금융센터(베트남 특화), 평택금융센터(미국 특화) 등으로 점포의 지역과 입지를 고려해 국가별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언어도 지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점포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12개 외국어 유선 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 4월 1일에는 수요가 많은 베트남어 상담원을 추가 배치하고 같은 달 18일에는 은행권 최초로 네팔어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외국인 고객 전용 앱인 ‘우리WON글로벌’ 개편을 통해 비대면 계좌 개설, 해외송금 등 금융서비스와 생활 편의 서비스를 17개 언어로 제공하는 토탈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한국어 교육 컨텐츠와 한국어능력시험(TOPIK) 모의고사 기능도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 부동산 및 증권 취득 △해외 차입 △해외법인 설치 서비스 제공 및 특화 채널을 개설해 외국인의 국내외 직접 투자를 지원한다. 지난 4월 10일에는 외국인 관광객 전용 플랫폼 ‘WOKA’를 운영하는 원더라운드와 MOU를 체결해 관광객 맞춤 금융서비스를, 취업플랫폼 사람인·인크루트·잡코리아·원티드랩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 일자리 매칭·구인·구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경우,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전략 점포를 비롯한 7곳의 외국인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3월 외국인 근로자 출국만기보험(본국으로 돌아갈 때 받을 수 있는 일종의 퇴직금)에 대한 공항 지급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으며 지난달엔 외국인 고객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 ‘KB Quick Send’를 출시를 선언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1월 김해에 외국인 중심 영업 점포를 개점하고 디지털라운지를 통한 화상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10개 언어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4월 18일부터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역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 “외국인=新성장동력”…수수료 수익 등 이점 多
법무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는 265만783명으로 전년(250만7584명) 대비 약 5% 증가했다. 이는 현재 대구시 인구(2236만 493명·3월 기준)보다 많은 수준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 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24년 말 국내 은행의 외국인 고객 수는 813만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지난 2021년 714만명에서 2022년 741만명, 2023년 776만명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국내 은행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 수는 증가하는 반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내국인의 금융시장 성장 정체는 지속되는 추세다. 아울러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시장경제의 변화 등에 따른 시중금리 상황에 따라 변동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은행권에선 이자수익, 외환 송금 등 수수료 기반 사업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찾기에 적극 나서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은행권은 최근 ‘고액 자산가 대상 PB·WM 사업 확대’에서 ‘알뜰폰 요금제 출시’에 이르기까지 다변화된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은 은행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외국인 고객 영업의 주요 수익원은 ‘해외송금 수수료’다. 여전히 외국인 고객 매출의 가장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특히 근로자나 유학생, 결혼 이주자 등은 모국으로의 정기 송금 수요가 크기 때문에, 은행은 소액 송금 수수료·환차익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 알려진 은행권의 평균적인 해외송금 수수료는 거래액의 6% 수준에 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송금 등 간단한 업무에서부터 시작된 인연이 주거래은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고객은 송금, 대출 등 기초 금융 수요뿐 아니라, 일정 소득 이상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수요까지 늘고 있어 수익성도 높게 평가된다”며 “국내 고액 자산가 고객 영업에 적극 나서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 금융당국도 외국인 은행거래 지원 나서
한편 금융당국도 외국인의 은행거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9일 제8차 ‘공정금융 추진위원회’에서 ‘외국인 은행거래 이용 불편 개선 과제 심의’를 논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거래에 필요한 중요 서류의 외국어 번역본이 제공되지 않거나 대면 거래에서만 제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외국인들의 국내 은행 거래 과정에서 여러 불편함을 겪고 있다.
또한 일부 은행에서는 모바일 앱에서 외국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거나 본인인증 시 영문 성명 입력이 어려운 사례도 발견됐다. 이에 금감원은 올해 중으로 각 은행이 중요 신청 서류를 중심으로 영문 번역본을 우선 마련하고, 앱에서도 이를 제공하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김미영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은행 이용이 어려운 외국인의 금융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금융거래를 활성화하고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업계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su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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