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시·메박' 합병 기대감에 롯데쇼핑 급등…증권가 '갑론을박'

금융·증권 입력 2025-05-11 11:00:04 수정 2025-05-11 11:00:04 김보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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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2·3위'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스크린 수, 업계 1위 CGV ‘추월’
위기의식에 손잡아…수익성 개선하고 콘텐츠 투자 강화
중복상권 조정·조직 효율화
신규 투자 유치해 재무 구조 개선 추진
하나증권 "매우 강력한 매수 기회로 추천"
KB증권 " 수익성 개선이 우선, 영향력 미미할 것"

롯데시네마 수퍼플랙스 영화관 내부 사진.[사진=롯데컬처웍스]

[서울경제TV=김보연 기자] 롯데시네마의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주가가 급등했다.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장 점유율 2위 롯데컬처웍스(옛 롯데시네마)와 3위인 메가박스중앙이 합병을 추진한 영향으로 보인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주도권을 뺏기면서 영화관 3사(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모두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 속에서 구조적 변화를 꾀해 체질을 개선한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영화 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와 4D플렉스(PLEX) 등 특별 상영관을 내세운 CJ CGV가 잠식한 산업 판도를 뒤흔들 만한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거래일 기준 롯데쇼핑은 전일 대비 5600원(8.42%)오른 7만2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엔 7만2500원을 찍으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날 메가박스 최대주주인 콘텐트리중앙 주가도 장중 1만원을 넘어섰다.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은 롯데컬처웍스 지분 86.37%를 보유하고 있고, 중앙그룹의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중앙 지분을 95.98% 갖고 있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이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하나증권과 대신증권 등이 발표한 보고서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분위기다. 양사 합병은 침체된 국내 영화 산업에 돌파구를 찾기 위한 자구책이다. 합작 법인은 당분간 공동 운영해 중복 비용을 아껴 수익성을 높이고, 신규 투자를 유치해 재무 건전성을 높인단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합병 후 드라마 제작사로의 가치가 재부각될 것이라며 콘텐트리중앙에 대해 매수할 기회라고 밝혔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합병 후 콘텐트리중앙 연결 실적에서 메가박스가 제외되면 가파른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순수한 드라마 제작사로서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스튜디오드래곤과의 영업이익 대비 시가총액 차이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에서는 매우 강력한 매수 기회로 추천한다"고 평가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나 공동경영 체제 하에서 합병법인은 전국 131개관을 운영하게 될 예정이며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 상존하나 운영 효율화, 콘텐츠 다양화, 특별관 중심 극장 경험 제공 등 다방면으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주목한 건 합병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부다. 합병이 이뤄지면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사업자 '빅3'구도에서 양강 구도로 전환될 예정이어서다. 현재 1위 사업자인 CJ CGV(지난해 기준 점유율 48.5%)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두 영화관의 스크린 수는 지난해 말 기준 모두 1682개로 1위인 CGV 스크린 수(1346개)를 앞선다. 

롯데 계열의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중앙 계열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투자 배급 사업을 하고 있는 양사의 지적재산권과 배급권 시너지 강화를 통한 매출 성장도 관심이다. 영화관 운영업과 별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극장 산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합병을 통한 비용 감소와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동남아시아 시장의 진출이라는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양사가 합병하려는 배경은 흥행작 부족, 관객수 감소 등으로 영화산업 매출이 악화일로를 걷는데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한국 상업영화 개봉작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5편에서 2021년 17편으로 50% 이상 줄었다. 지난해 영화시장 전체 매출액은 1조1945억원으로 2022년(1조7064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 넘게 감소했고, 지난해 상업영화 37편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10편에 그쳤다. 극장 관객 수도 지난해 1억2313만명으로 코로나 이전(2019년 2억2668만명)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재무 상황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양사 영업손실액은 2020년 한 해에만 2000억원을 넘겼다. 이후 매출이 일부 회복됐지만, 여전히 수익성은 좋지 않다. 

롯데컬처웍스는 2020년 이후 별도 기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당기순손실은 354억원을 기록하며 연결 재무제표상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으며 누적된 순손실 여파로 부채비율 등 레버리지 부담도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은 185억원이다. 

메가박스중앙 역시 지난해 5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부채비율은 856.7%, 차입금의존도도 70.7%에 달하는 등 재무적 부담이 큰 모습이다. 자본잠식 우려도 존재하는 가운데 모회사 콘텐트리중앙을 통한 반복적인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으로 만기 상환 자금을 돌려막기 하고 있어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메가박스중앙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재무건전성 개선이 절실한 양사는 중복 상권의 영화관을 조정하고, 인력 배치 등 효율화를 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 기존 OTT, CJ CG와 차별화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특별관을 만들겠단 것이다. 아울러 합병 법안에 새로운 자금을 받아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신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인 분위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 수익성을 지적한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의 분석도 눈길을 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극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점유율 확보보다 수익성 개선이 우선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롯데쇼핑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7만9818원이다. 전거래일 종가(7만2100원) 대비 상승 여력은 10.7%다. 콘텐트리중앙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만2556원으로, 같은 기간 상승 여력은 30.2%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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