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내수 침체·고환율에 발목…1분기 실적 ‘쇼크’
경제·산업
입력 2025-05-18 08:00:04
수정 2025-05-18 08:00:04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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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들, 영업이익 최대 50%↓
해외비중 큰 삼양식품은 최대 실적
제품가 인상 효과 하반기부터 기대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올해 1분기 대체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모습이다. 재룟값과 원달러 상승이 겹쳐 원가 부담이 커졌고 내수 침체로 국내 소비는 위축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2463억원(CJ대한통운 제외)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 감소했다. 매출은 4조3625억원으로 같은기간 1.8% 줄었다. 식품, 바이오, 사료·축산 등 주요 사업 중 식품 부문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30%로 가장 컸다. '비비고' 브랜드가 북미,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1조4881억원을 기록하며 8% 성장한 반면, 국내 식품 매출의 경우 내수 부진의 여파로 1% 줄어든 1조4365억원을 나타냈다. 주요 식품의 원재료 가격마저 오르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모습이다.
롯데웰푸드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도 164억원으로 56.1% 감소했다.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뛰면서 제조 원가가 크게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매출은 9751억원으로 2.5% 증가했고, 순이익은 227억원으로 13.3%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1분기 영업이익이 250억원으로 31.9%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9103억원으로 2.8% 감소했고, 순이익은 54억원으로 66.4% 줄었다.
빙그레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135억원으로 36.1% 감소했다. 매출은 3085억원으로 2.5%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이 36.8% 축소된 116억원에 그쳤다.
오뚜기의 1분기 영업이익은 575억원으로 21.5% 줄었다. 매출은 9208억원으로 4.2%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332억원으로 31.5% 감소했다. 농심의 영업이익도 5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8.7% 감소했다.

1분기에 실적 개선을 이룬 곳은 해외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이다. 해외 매출이 80%를 웃도는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290억원, 13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 67% 각각 늘었다. 해외 매출의 경우 424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불닭 브랜드의 인기 덕분이다. 삼양식품 측은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증가했고 고환율 효과로 수익성이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68%인 오리온도 1분기 영업이익이 1314억원으로 5% 증가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법인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법인의 내수 판매액은 1.6%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미국 등으로 향하는 수출액은 23% 늘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법인의 수출액도 크게 증가하면서 글로벌 매출액이 확대됐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내외 공급능력 확대를 착실히 추진하고 전 법인의 제품력과 영업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한층 더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식품사들은 1분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재료 가격 상승을 꼽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인건비와 운임·보관료 등 판관비가 늘고 환율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고, 농심 역시 “소비 침체로 판촉비가 늘고 매출 원가가 증가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코아와 커피 원두, 돼지고기 등 재룟값 자체가 오른 데다 최근 몇 달간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식품사의 수입 단가가 높아졌다. 식품산업은 생산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로 높아, 재료 수입 단가 상승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주요 식품기업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연간 세후 이익이 국내 사업 기준으로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내수 침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면서 사업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경기 전망도 어두운 흐름을 보이면서 2분기에도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경기 동향 조사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은 2분기 사업 경기(전망지수 96.1)가 1분기(98.5)보다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하반기부터 식품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2월 중순 빼빼로와 아이스크림 등 26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고, 농심과 오뚜기도 지난 3월과 4월에 라면·스낵류 가격을 올렸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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