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토스증권, 신사업 추진 '올스톱'

금융·증권 입력 2025-06-15 08:00:08 수정 2025-06-15 08:00:08 김보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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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김보연 기자] 토스증권이 신사업 준비를 중단했다. 기존(여의도 증권가)에 없는 증권사를 꿈꿨지만, '틀을 깨는 창의적 실험'은 자충수가 됐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만큼 '초심'보단 리스크 관리에 매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올 1분기 장내파생상품 중개업 라이선스를 인가받고 이미 지난해 말 특정 이미지를 긁는 디자인의 해외주식 옵션 거래 서비스 개발을 마무리지었으나, 출시는 기한없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국계자산운용사 상품(ETF) 협업 등 미국 시장 진출 및 연금 사업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기존 상식을 깨기 위해 끊임없이 던졌던 도전장이 위기의 핵심 배경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조직이 없는 조직'의 흩어진 콩가루 분위기를 이유로 들고 있다.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수장으로 8명이 속해 있는 '토스인사이트'의 존재 이유도 불분명하다는 게 중언이다. 

최근 들어 뚜렷한 성장 모델을 찾지 못한 직원들의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면서 내부 피로도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 인력 유출의 가장 큰 이유는 소통 부재가 꼽힌다. 미래 방향성을 모르겠다는 것.  

특히, 상반기 IT 업무에서만 12명이 줄퇴사했다. 자연스레 전산 시스템엔 경고등이 켜졌고 올해 들어 무려 5차례의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며, 이로 인한 배상금 규모 역시 업계 1위다. 회사 측은 "급증한 트래픽 수로 인한 일시적인 시스템 오류"란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모양새다. 

현재 토스증권을 운용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선 247개 포지션(직무)에 대해 채용을 열어놓고 있다. 내부적으론 네 자릿수 규모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인력 공백을 메우긴 한 없이 더딘 속도라는 전언이다. 밤낮없이 무진장 일하는 사내 문화를 갖고 있어 ‘토양어선’(토스+원양어선)'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탓이다. 덕분에 고속 성장을 이뤘으나 악명도 높다. 

설상가상, 주효 전략이었던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해외 주식 시장 점유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할 분위기가 예측된다. 

투자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앱 내 도입한 다양한 게임, 실시간 댓글, 이모티콘 등이 사실상 리딩방과 유사하게 작동할 수 있단 우려다. 투자 판단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3월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역시 정기주주총회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는 리딩방 같다는 평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외 주식 '외상구매'를 시작한 토스증권은 타증권사가 사용하는 '미수거래'란 용어 대신 쉬운 이름(외상구매)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금융당국의 시정 조치를 받은 전례도 있다. 어려운 명칭을 단순화시켜 이해도가 미흡한 투자자들에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단 지적이다. 

최근엔 앱 푸쉬 알림으로 '미수거래 미사용 사유 10초 설문'을 띄워 빚투를 유도한다는 빈축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걍 대놓고 빚내서 투자하라는건가?", "진짜 황당하다"는 글이 게시됐다.

내부 한 고위 관계자는 "'수평적·경계가 없는 조직'이라고 하지만, 소속이 없으니까 각자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목표나 방향성도 알 수 없어서 그야말로 '나는 누구, 여긴 어디'란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컨퍼런스 준비 등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해서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에선 손을 뗐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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