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신화 쓴 삼양식품, 글로벌 2막 연다
경제·산업
입력 2025-07-19 08:00:09
수정 2025-07-19 08:00:09
오동건 기자
0개
해외매출 비중 80%…삼양식품,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
동남아는 할랄 인증, 북미는 유통 채널 확대…현지화 전략 확대
공장 증설·자체 원료 확보로 공급망 강화…현지 생산 본격화
라면 넘어 헬스케어까지…삼양, ‘넥스트 불닭’ 찾기 나섰다

[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2025년은 한 단계 도약하는 새로운 해가 될 것"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불닭볶음면으로 세계를 열광시킨 삼양식품이 생산 거점 확장과 신사업을 앞세워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현지화 전략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글로벌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 글로벌 수요 대응…생산기지 확대 본격화
삼양식품은 지난 3일 중국 절강성(浙江省) 자싱시(嘉興市) 마자방로에서 ‘삼양식품(절강) 자싱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삼양식품의 전체 수출 물량 중 25%를 차지하는 중국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첫 행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2016년 930억원에서 2024년 1조 3359억원으로 8년 만에 14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규모이다. 삼양식품의 생산기지 확장은 글로벌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생산력 역시 강화 중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밀양에 2공장을 준공했다.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제2공장이 가동되면 미국과 멕시코, 유럽 등 주요 해외시장에 대한 초과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간 최대 불닭면류 생산량은 기존 20억 8000만개에서 약 28억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이 같은 전략에 "삼양식품의 2027년까지 주요국 생산 거점 확보 계획은 물류비 절감, 환율 리스크 완화, 현지 소비자 대응력 향상 등 여러 측면에서 효과적인 선택"이라며 "생산과 유통망의 글로벌 최적화는 브랜드 지속 성장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삼양식품을 기적처럼 끌어올린 주역은 바로 '불닭볶음면'이다. 2016년 불닭볶음면이 유튜브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2년 만에 약 80개국에 판로를 뚫었다.
삼양식품은 올해 불확실한 여건에서도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삼양식품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290억원, 영업이익 1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37%, 영업이익은 67% 오른 것이다.
삼양식품의 1분기 해외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424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분기 4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80%까지 확대됐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미국에선 월마트 전역 입점 효과로 불닭브랜드가 라면 매출 상위권에 올랐고, 삼양아메리카 매출은 62% 증가한 9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법인 매출도 전년 대비 22% 증가해 6억1000만 위안을 달성했다.
◇ 동남아 시장 공략 핵심은 ‘할랄’…삼양식품의 현지화 전략
생산량 증대와 함께 삼양식품은 신시장 개척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은 앞서 2014년 한국이슬람중앙회(KMF)로부터 불닭볶음면 등 23개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았다.
1969년 업계 최초로 한국 라면을 베트남에 수출하며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삼양식품은 현재 수출의 25%를 동남아시아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매운맛을 즐기는 동남아기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현지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전략적 접근이 자리한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락된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17년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MUI(무이) 인증을 받았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함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를 공략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무슬림 숫자가 늘어나고 있고 할랄이 종교를 넘어 품질, 위생 등 웰빙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주목받는 만큼 해외 소비자들 인식과 불닭볶음면 인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 ‘넥스트 불닭’·헬스케어로 포트폴리오 다변화
삼양식품은 '넥스트 불닭' 전략의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신성장브랜드본부를 신설하고 맵(MEP), 탱글 등 신규 브랜드를 배치했다. 불닭볶음면에 이어 매운 국물라면을 세계화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멈추지 않고, 헬스케어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은 올해 핵심 전략으로 웰니스 및 헬스케어 사업 다각화를 강조했다. 현재 삼양라운드힐의 웰니스 센터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개인별 맞춤 건강개선 서비스 사업 등을 중점 과제로 추진 중이다.
식품과 바이오의 산업 연관성에 따라 식품 기업들은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정하고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분위기다. 경쟁사 오리온도 제작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거나, CJ그룹 역시 계열사인 CJ바이오사이언스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동력을 보인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최근 식품기업들이 건강기능식품, 바이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며 "고령화와 웰빙 트렌드가 맞물리며 식품이 단순한 섭취에서 예방과 치유의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정수 부회장은 "현재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집중해 어떤 경쟁자도 따라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라면서 "질적인 혁신 역시 중요한 과제다. R&D,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 콘텐츠, 물류 등 전체 벨류체인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통합적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불닭으로 시작된 삼양식품의 질주는 이제 현지화와 신사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향해 본격적인 2막을 열고 있다. /oh19982001@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라카 코스메틱스,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25’ 참가
- 2김천시, 오는 21일부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
- 3경주시, 집중호우에 도심 도로 통제…순환버스 투입 등 밤샘 대응 마쳐
- 4한국수력원자력, 저선량방사선 치료연구 성과공유 심포지엄 개최
- 5김천시, 직지사천 고수부지 차량통제 해법 찾다
- 6영진전문대, AI 미래 인재 한자리에. . .‘2025 인공지능 혁신융합대학 여름방학 AI캠프’ 성료
- 7몸과 마음에 쉼표를, 웰니스관광의 시대가 열리다
- 8쎌루메 ECM 앰플 프로그램, GS홈쇼핑서 완판
- 9전국 집중호우…"시설피해 2000건·7000명 대피"
- 10IMF "세계 경제, 하방 위험과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