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훈’의 이름이 무색한 공단의 민낯

강원 입력 2025-10-16 19:57:49 수정 2025-10-16 19:57:49 강원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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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공단.
[서울경제TV 강원=강원순 기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돌보는 기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름만 들으면 ‘헌신과 감사의 상징’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징계 현황은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공단 내부의 기강 해이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공단에서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이 191명에 달한다. 성추행과 성희롱, 근무 중 음주, 금품 수수까지, 비위 유형은 다양하다. 올해 들어서만 8월 기준 44명이 징계를 받았다는 점은,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문화 전반의 문제를 의심케 한다.

공단은 국가보훈부 산하에서 전국의 보훈병원과 요양원을 운영하며 국가유공자들의 진료와 복지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그만큼 ‘신뢰’와 ‘책임’이 무엇보다 중요한 조직이다. 하지만 한 요양보호직 직원은 입소 어르신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반복했고, 또 다른 직원은 성희롱성 언행으로 해임됐다. 납품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직원은 파면 조치됐다.

보훈의 이름 아래 이뤄지는 이런 행태는,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모독이자 국민 신뢰에 대한 배신이다. 공단의 문제는 단순히 몇몇 직원의 일탈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공공기관으로서의 도덕성과 감수성, 내부 통제 시스템의 부재가 누적된 결과다.

이양수 의원이 “성인지 부족과 기강 해이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듯, 지금 필요한 것은 ‘사후 징계’가 아니라 근본적인 조직 쇄신이다. 공단 스스로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조적 자정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는 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국가유공자들의 명예를 지키는 일, 그것이 곧 공단의 존재 이유다. ‘보훈’의 이름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이제는 공단이 스스로 거울을 들여다볼 때다./k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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