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율 공시도 ‘무용지물’ 증권사 보고서 바꾸려면
오피니언
입력 2017-12-22 17:41:00
수정 2017-12-22 17:41:00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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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의견 일색에 목표주가도 과하게 높은 증권사 보고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9월 ‘증권사 보고서 괴리율 공시 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매수의견 비중은 86%에 달하는 반면 매도의견 비중은 0.22%로 여전히 바닥이다.
괴리율도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발간하는 309개 종목 중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 간 괴리율이 30%가 넘는 종목이 40%가 넘는다.
전체 종목 평균 괴리율은 26.79%로 오히려 괴리율 공시제 시행 전인 8월 말보다 높아졌다.
국내 증권사 보고서가 개선되지 않자 투자자들은 해외 IB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 27일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와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 넘게 떨어졌다.
문제의 개선을 위해선 증권업계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도 할 말은 있다.
증권사의 주 수입원이 채권 인수·기업공개 주관 수수료이기 때문에 결국 기업고객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보고서를 쓸 때에도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매도 리포트를 쓴 애널리스트에게는 기업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등 불이익이 돌아오기도 한다.
금융당국의 역할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눈치 보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당국은 지난 9월 괴리율 공시제도와 함께 보고서 작성과 관련해 불합리한 관행을 신고할 수 있는 센터를 신설했다.
하지만 센터 출범 3개월이 돼가는 지금까지 신고 건수는 한 건도 없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당국이 리서치센터가 보다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당국 주도로 캠페인을 벌이거나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에 압력이나 보복을 가한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증권사와 기업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의 소심한 복수로부터 자유로운 ‘눈치 없는’ 증권사 보고서가 많아지길 바란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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