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커스> 혼인률 사상 최저… 실업·집값에 비혼시대
전국
입력 2018-03-22 18:48:12
수정 2018-03-22 18:48:12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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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역대 최고치를 찍은 청년 실업률에 고공 행진하는 집값 등 외부적인 환경이 어렵고 또 결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비혼시대’라는 이야기 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경제산업부 김혜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해 결혼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요?
[기자]
네. 결혼 가뭄시대입니다.
지난해 26만 4,000쌍의 남녀가 결혼을 했습니다.
40여년 만에 최저치인데요.
실제 연간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혼인 건수 역시 한해 전보다 6.1%나 줄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요. 조혼인율이 사상 최저라는 겁니다.
조혼인율은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건데요.
혼인 건수 통계를 시작한게 1970년인데, 지금과 인구 규모 자체가 다르겠죠?
70년대에는 인구가 지금보다 적었기 때문에 혼인 건수가 더 적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인구 1,000명당 몇 건 정도의 혼인이 발생했느냐를 따져보는 건데, 이 수치가 지난해 5.2 건이였습니다.
통계청 고용통계과 이지연 과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1970년대 이후에 조혼인율로는 가장 적은 수치에요. 실제 70년대는 인구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인구까지 같이 고려해서 인구 1,000명 당해서 놓고 보면 가장 적다는 거죠. 1970년대 이후”
[앵커]
네. 그렇다면 이렇게 결혼을 하지 않는, 결혼 건수가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청년실업률, 고공 행진하는 집값
이렇듯 환경적인 요인이 큽니다.
실제, 현장에 나가 만나본 다양한 청년들 이야기 함께 들어보시죠.
[인터뷰] 추연선 /20대
“경기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비혼족’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제 나이 또래에 친구들도 취업을 못 한 친구들이 많아서 ‘비혼족’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인터뷰] 김남훈/30대
“(비혼족이) 엄청 많이 늘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친구들 굉장히 많고요. 자발적인 비혼이 아니라 타의에 의한 비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렵게 취업했는데, 취업하면 다 끝 날줄 알았는데 결혼하면 또 집값에… 결혼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또 출산하면 양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많은 친구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요.
혼자 먹고 살기에도 고된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끼고 있었습니다.
추세적으로 혼인이 급감하고 있는 배경에는 청년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현실과 인식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건데요.
통계청 고용통계과 이지연 과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이렇게 되는 원인들이 20대 후반의 청년실업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고, 2012~13년부터는 전월세를 포함한 주택가격지수들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어요. 이러다 보니, 취업도 어렵고 집을 구하기도 어렵고 그러면서 혼인 자체를 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제적인 요인하고…
한동안, 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라는 말이 회자가 되곤 했는데요.
우리 사회가 처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셈이거든요 .
출생의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가 줄면서 저출산 가속화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결혼과 관련해 비혼족, 동거, 결혼 인턴제 등 다양한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비혼족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저도 결혼 적령기인데, 꼭 결혼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 종종 하거든요.
실제, 젊은 층 사이에서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류혜림/30대
“제가 다니는 업에서만 봐도 일로도 바쁘고 자기 개발에 좀 더 힘을 쓰고 있는 분들도 많고 저 역시도 그렇고, 나한테 투자를 더 하고 싶다라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 분들이 아예 결혼 생각이 없으시더라고요. (결혼하기에) 적당하다는 생각하는 나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요.”
경력 단절, 육아, 가사에 대한 부담 등으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낮아지고 있는 겁니다.
통계청 이지연 과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결혼해야 한다·하는게 좋다는 견해들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거 같아요. 그 숫자 자체가 굉장히 많이 변화하고 있어요. 미혼남녀가 결혼에 대해 ‘해야한다·하는게 좋다’라는 견해가 98년만 해도 70.3% 됐었는데, 2014년에 56.8%에서 2016년에 51.9%로 감소를 했어요”
또, 다양한 형태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혹시 ‘결혼 인턴제’ 라고 들어보셨나요?
말 그대로 일정 기간 동거라는 인턴 기간을 거쳐 결혼을 할 것이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건데요.
결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모습이 나타나는 겁니다.
또한, 사실혼 관계인 동거에 대한 개념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 프랑스·스웨덴 등에서는 동거를 결혼의 한 형태로 받아드리는 추세인데요.
육아수당 등 법적인 부부와 같은 각종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달라지고 외부 환경이 변하면서 결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발적인 선택으로, 혹은 외부 환경으로 비혼을 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김혜영기자 hyk@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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