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인수 재검토’ 아시아나에 남은 건
[서울경제TV=정새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정몽규 회장의 오랜 꿈으로 표현되곤 했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 계열 분리 후 진작부터 ‘모빌리티 그룹’의 포부를 밝혀왔다. 주택 건설과 부동산 개발, 유통에 이어 아시아나를 통해 종합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정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정 회장이지만 공중전은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실제로 아시아나 인수 당시인 지난해 말 기준 9조5,989억원이던 부채는 올해 1분기 13조2,041억 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이 659%에서 6,280%로 급증했지만 자본총계는 1조 이상 줄었다. 현산이 자체 분석한 결과 인수 계약 후 불어난 부채가 4조5,000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만6,126% 증가한 상황이다.
결국 지난 9일, 현산은 입장문을 내고 인수 관련 조건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 채권단의 입장은 하루가 더 걸렸다. 산은은 다음날인 10일에서야 “조건에 관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현산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향후 협상을 오직 서면으로만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언론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인 만큼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해 혼선을 막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조건을 정밀하게 조율해야 하는 협상을 서면으로 진행하는 건 불가능하다. 때문에 ‘매각 무산’의 수순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를 중재해야 할 채권단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2008년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한화그룹은 경제난 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고, 산업은행과 3,150억 원의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벌였다. 9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한화그룹이 약 1,200억 원을 산업은행에 반납하고 마무리됐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재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면 항공업계는 또 한 번 휘청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현산과 채권단이 ‘핑퐁 게임’만이 계속되고 있다. 의미 없는 논쟁만을 이어가다간 아시아나에 ‘시간’ 마저 남아 있지 않을 수도 있다. / j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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