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출범 13년 이스타항공, ‘운명의 일주일’

오피니언 입력 2020-07-06 17:33:29 수정 2020-07-06 17:33:29 정새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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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TV=정새미 기자]


‘죄송합니다.’ ‘따로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건 제가 잘 알 수 없습니다.’ 


6일 열린 이스타항공 임시 주주총회. 10분 만에 끝난 주총을 뒤로 한 채 최종구 이스타 대표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대회의장이 있는 6층부터 사장실이 있는 5층까지. 비상구를 통해 쫓기듯 돌아갔다. 논의된 안건과 노조의 시위,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질문이 오갔지만 알맹이 없는 답만 반복됐다. 


이번 주총은 지난달 26일 이후 약 열흘 만에 다시 열렸다. 사실 시작되기 전부터 결과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이스타는 발행 주식 총수를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과 신규 이사 선임을 하려 했지만, 제주항공이 선결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후보진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점점 ‘인수 무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최후통첩’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선결조건을 채우기 위해 약 1,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임직원의 체불임금, 협력사 조업비, 공항 시설사용료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스타는 당초 매각대금으로 이를 충당하려고 했지만 인수 논의 자체가 흔들리며 이 역시 불가능해졌다.  


이 시나리오대로 갈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현재 이스타에는 약 2,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있다. 이스타 노조측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희망퇴직을 포함한 정리해고 규모를 405명으로 제시하고 각 직군별 인원 및 보상 금액까지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중재에 나섰지만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총이 열리던 날, 조종사 노조는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이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를 파산으로 내몰았다는 이유다.  출범 13년. 이스타항공의 운명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된다. 노사는 함께 벼랑 끝에 섰지만 여전히 다른 꿈을 꾸고 있다. / j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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