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라임 증권사 중징계의 의미, 문제는 결국 ‘사람’이다.

오피니언 입력 2020-11-11 15:40:31 수정 2020-11-11 15:40:31 이소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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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3차례 제재심 끝에 결론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에 대해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윤경은 전 KB증권 대표·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등 전직 CEO에게는 ‘직무정지’가,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 현직 CEO에는 ‘문책경고’ 수준에 달하는 징계였다.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김성현 KB증권 대표에게도 ‘주의적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임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는 5단계(△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경고 △주의)로 분류되며, 이 중 문책경고 이상은 중징계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또한 금융위원회에 증권사 업무 일부 정지 및 과태료 부과(이상 신한금융투자·KB증권)를 건의할 방침이고, 대신증권에는 반포WM센터 폐쇄 및 과태료 부과 결정을 내렸다. 해당 증권사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징계도 함께였다.


이번 금감원의 제재심은 말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등 사모펀드 사태의 문제는 ‘사모펀드’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였다는 것을 말이다. 라임을 시작으로 터진 수많은 사모펀드 문제들로 인해 현재 시장에는 사모펀드와 관련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부는 지난 2015년 규제 완화를 탓하며 사모펀드 시장에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거나,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사모펀드 상품 자체의 문제였는지 금감원 제재심을 통해 다시 돌아봐야 할 때다.


지금도 여전히 정도(正道)로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이들이 있다. 문제가 된 펀드는 해당 운용사의 내부 통제가 미비했던 것이다. 부실 발생 가능성을 모르고 판 것이 아니라, 부실을 인지하고도 혹은 부실해질 수 있음을 알고도 판매한 일부 운용사들이 사달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환매 중단 사건 이후 사모운용사 업계 내에서도 해당 운용사의 운용 방식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또한 문제가 된 펀드는 상품 판매 과정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다. 사모펀드 계약과정에서 모두가 불완전판매를 행하지는 않는다. 고객을 찾아가 일일이 위험도를 설명하고 투자 철학을 전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일부 PB들이 영업 실적을 쌓기 위해 대리 서명을 했고, 불완전 판매를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 역시 구태여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덮어놓고 사모펀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용어 때문에 세세하게 잘잘못을 가리기보다는 시장을 막아버리자는 쪽으로 치우쳐 버린 것이다. ‘사모펀드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고위험 등급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투자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단순히 상품이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벌어진 것은 아니다. 해당 상품 운용사와 판매사의 도덕적 해이가 있었고, 편의를 위해 혹은 PB에 대한 신뢰라는 이유로 묻지마 투자를 진행한 일부 개인이 발단이다. 


사모펀드는 어렵고 위험한 상품이다. 하지만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나쁜 것은 아니다.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언제나 빈틈에 있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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