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에스프레소,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
에스프레소, 이제는 낯설지 않은 단어.
언제부터였을까? 커피가 기호식품으로 우리 곁에 자연스럽게 다가왔던 것이… 아주 어렸을 적 아빠를 따라 다방이라는 곳을 여러 번 갔었다. 난 늘 어리다는 이유로 별로 좋아하지 않은 흰 우유를 마셔야 했고 아빠는 늘 블랙커피였다.
어린 눈에 그 한약같이 생긴 블랙커피 맛이 궁금했다. 아빠를 졸라 얻어 마신 블랙커피 한 모금.
분명히 쓰디 쓴 맛일 텐데…그리 나쁘지 않은 쓴맛.
어린 나는 아빠와 거래를 했다. 흰 우유를 마시는 대신 커피도 달라고 했다.
아빠와 한참을 실랑이 끝에 커피와 우유를 섞어서 반반 나누어 먹기로, 거기에 달달한 설탕 한수푼. 그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미 어린 난 달달한 기분 좋은 카페라떼를 즐기고 있었다
어렴풋 그 맛을 기억하며 카페에서 틈이 날 때 만들어 마시기도 해본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완벽한 맛을 재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에 살짝 미지근한 우유 그리고 나서 설탕 한 스푼 우유거품이 없는 카페라떼?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나는 바리스타이기도 하지만 바리스타가 되고픈 사람이거나 커피가 궁금한 사람들을 가르치는 강사이기도 하다
바리스타 강의를 시작하면서 항상 첫 수업에서는 전체 수업진행 과정을 설명하면서 덧붙이는 내용하나, 혹시 카푸치노와카페라떼의 차이점을 아시는지를 묻는다.
대부분의 배우러 오시는 회원분들의 대답은 카페마다 다르던데요. 시나몬가루? 카푸치노는 시나몬가루를 뿌려주는데 라떼는 안 뿌려 주는 거? 글쎄요?
물론 일부의 회원분들은 우유거품에 차이가 아닐까요? 라고 정확하게 말하시는 분도있죠.
카푸치노에 시나몬파우더를 뿌려주는 건 바리스타의 역량이라고 보면 좋을듯합니다.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시작 된 문화가 아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바리스타마다 누군가로부터 사수를 받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합니다.
하지만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는 우유거품의 양 차이라고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카페라떼는 이탈리아어로 해석하자면 카페(CAFFE’)→ 커피 / 라떼(LATTE)→ 우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커피우유인 셈이다. 유럽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카페라떼는 우유거품이 없이 나온다고 보면 될듯하다 혹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
바리스타자격증에살짝이라도 눈길을 준 사람이라면 SCA(스페셜커피협회)를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기를 카페라떼는 우유거품이 없어야 한다고 배운다.
하긴 내가 이탈리아에 머물 때도 카페라떼 떼는 우유거품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유행은 변하기 마련. 지금은 어떨지?
카푸치노(CAPPUCCINO)는 프란체스코의 수도사 쓴 두건에서부터 유래가 되었다고 들었다. 수도사들이 쓴 두건의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카푸쵸(CAPPUCCIO)라고 하는데 그 모양이 카푸치노의 봉긋한 우유거품모양과 비슷해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카푸치노라고 해야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카푸쵸라고 해도 맛난 카푸치노를 맛 볼수 있다.
혹, 누군가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다면 카푸치노 한잔 주세요라고 말하기 보다는카푸쵸 한잔 주세요(UN CAPPUCCIO PER FAVORE 운 카푸쵸뻬르파보레) 해보시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도 있을 듯 하다. 나도 카푸치노보다는 카푸쵸가 더 정감이 간다 해서 이탈리아에 머물 땐 카푸치노보다는 카푸쵸를 더 많이 쓴 기억이 난다.
이처럼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가 있음에도 실제 바리스타로 카페에서 일하고 있을 땐 나 역시도 카페라떼가 주문이 들어와도 어느 정도의 우유거품은 만들어준다. 이유는 단 하나 거품없이 나가면 왠지 메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기분? 그런 기분이 들어서 카페까지 와서 사먹는데 집에서 타 마시는 거피우유와 별 차이를 못느끼는 듯 보일까 봐서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는 우유거품의 양이라는 건 분명하다. 나도 카푸치노를 작업할 때는 과하게 우유거품을 만드니까.
그럼 카페라떼와 카푸치노의 차이는 시각적인 효과는 우유거품의 양 차이지만 맛에도 차이는 있다.
카푸치노의 경우 우유거품이 카페라떼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커피가 더 진하게 되고 이 반면에 카페라떼는 거품이 적고 우유 양이 더 많기 때문에 카푸치노에 비해 연하고 부드러운 커피 맛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해서 잠을 깨기 위한 이른 아침엔 카푸치노 한잔에 살구 잼이 들어간 브리오쉬는 어떨까 싶다.
◆신현경컨설턴트는
한국커피연합회 통합커피교육기관(UCEI) 교육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치타커피 자문, 각종 강연을 통해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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