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버텼다”…지난 한해 기업대출 216.9조원 늘어
[서울경제TV=민세원기자] 지난해 국내 산업별 대출금은 1년 동안 220조원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에다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자료를 보면, 지난 한해 증가한 산업별대출금은 총 21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2021년 증가폭(18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해 기업들이 대출금을 대거 늘린 것은 기준 금리상승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위축된 회사채 시장, 얼어붙은 주식시장 등으로 대출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실제 현대차증권 집계를 보면 2021년 16조원에 육박하던 회사채 순발행액이 지난해에는 마이너스(–)8조9,400억원을 기록. 순발행 규모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는 금융기관들이 대출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업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출금이 증가한 것은 기업들의 유동성이 매우 나빠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높은 금리 수준에도 기업들의 대출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는 반면 증가폭은 4분기 들어 둔화세를 보였다.
기업 대출금은 전분기 대비 3분기에는 56조6,000억원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28조원 더 늘어나는데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부문에서 지난해 3분기 10조9,000억원 늘었던 대출금은 4분기에는 4조6,000억원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서비스업은 3분기 38조8,000억원 늘었지만 4분기에는 15조9,000억원 증가하는 규모를 나타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계속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고 기업들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기업 대출 전망은 회사채·주식 시장의 회복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채와 주식 시장이 회복하지 못한다면 올해 역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ejoo050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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