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벨리곰·흰디를 아세요?”…유통업계, IP기반 신사업 확대
[앵커]
유통업체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벨리곰’같은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 사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기 캐릭터와 협업을 하기도 하고, 자체 캐릭터 IP(지식재산)를 활용해 신사업을 확장하는 등 캐릭터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는데요. 유통가에 부는 캐릭터 마케팅 전쟁 알아봅니다. 산업2부 이혜연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앞서 언급한 ‘벨리곰’, 분홍빛 특유의 귀여운 생김새로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어떻게 탄생한 캐릭터인가요?
[기자]
네, ‘벨리곰’은 롯데의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홈쇼핑에서 지난 2018년 기획해 만들어진 자체 캐릭터입니다. 현재는 170만 팬덤을 보유했는데요. 유튜브로 인지도를 쌓은 후, 2022년 잠실에서 초대형 공공전시를 시작으로 팝업, 굿즈 판매 등 오프라인으로 활동을 확대해왔습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에도 또 한 번 벨리곰을 활용한 이벤트를 기획했는데요. 다음 달 1일까지 남산 서울타워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과 협업해 릴레이 전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외국인과 젊은 커플이 많이 찾는 장소에서 캐릭터를 만날 기회를 마련한 겁니다.
[앵커]
캐릭터로 굿즈를 제작하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캐릭터 자체가 전시의 일환이 되기도 하네요. 그만큼 인기가 있기 때문인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벨리곰’의 경우 SNS 17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자체 굿즈만 100여종에 달합니다. 그래서 유통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캐릭터 성공 사례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과거에는 자체 캐릭터가 계열사의 얼굴 역할을 하면서 주로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전략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는 데 그쳤는데, 이제는 그룹차원을 넘어 타기업이나 지자체와 연계한 컬래버 행사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메인 광장에 18m의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해 수백만 명의 방문객들을 이끌기도 했고요. 롯데면세점이 ‘벨리곰 서커스’를 콘셉트로 지난 5월 명동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보 속에 벨리곰이 벌어들인 누적 매출은 200억원이 넘었고, 올해 매출액도 전년 대비 20% 이상 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유통업체들도 캐릭터 마케팅에 나서고 있나요?
[기자]
네, 현대백화점은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내건 자체 캐릭터 ‘흰디’가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BGF리테일과 손잡고 지난 6월에 ‘흰디’로 디자인된 젤리를 전국 CU 편의점에서 선보였는데요. 백화점 외부 유통채널로의 첫 진출 사례가 됐습니다. 더현대 서울 등 주요 점포에 높이 15m에 이르는 초대형 ‘흰디’를 설치해서 이색 포토존을 마련하고, 유명 작가들과 함께 일러스트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는 한국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의 굿즈에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활용하며 스포츠팬들을 겨냥했습니다. 이외에도 GS리테일은 일부 GS25 매장에서 ‘무무씨와 친구들’ 캐릭터 쇼케이스를 개최했고, 농심은 사발면 모양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 맛집을 탐방하는 외계인 캐릭터 ‘뇽이’를 공개하면서 MZ세대와 유대감을 높인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캐릭터가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간판 역할에서 나아가, 마치 연예인과 같은 하나의 아이콘이 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각사는 이러한 캐릭터를 활용해 자체 IP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롯데는 ‘벨리곰’의 IP를 직접 확보해 ‘벨리곰’ 세계관이 담긴 모바일 게임 ‘벨리곰 매치랜드’를 만들어 영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진출할 예정인데요. 유통사의 캐릭터 IP가 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신세계는 지난 6월 1만개의 ‘푸빌라’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판매해 모두 1초 만에 완판 시키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이처럼 귀여움에 빠진 소비자들이 점점 지갑을 열고 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따르면 소비자가 평소 상품을 구매할 때 ‘캐릭터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65.2%를 기록하며 절반이 넘었고요. 또 콘진원이 국내 캐릭터 IP 시장 규모를 추산해 봤더니,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2025년 16조2,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잘 만든 캐릭터 하나, 열 상품 부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처럼 IP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유통사들은 앞다퉈 자사 캐릭터 활용과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hy2ee@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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