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내 퇴직연금도, 수익률 높은 증권사로 갈아탈까?
금융·증권
입력 2024-10-31 17:57:10
수정 2024-10-31 17:57:10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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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여기저기서 퇴직연금 광고 굉장히 자주 보시죠? 시청하고 계신 대부분 분들이 가입하고 계시겠지만 수익률,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실 겁니다만, 옮기는 과정이 번거로워서 갈아타기를 포기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31일)부터 이 과정이 간편해진다고 합니다. 기존 퇴직연금 상품을 해지하지 않아도 다른 금융사로 옮겨 갈 수 있는 현물 이전 서비스가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김보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네, 우선 퇴직연금제도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기자]
퇴직연금은 근로자 노후 생활을 돕기 위한 제도인데 지난 2005년 시행됐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에 버금가는 돈인데요. 퇴직하기 전까지는 찾을 수 없으니 금융사 입장에선 굉장히 큰 수입원 중 하나입니다.
[앵커]
그렇겠네요, 규모가 큰 만큼 금융권 전체로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 수수료만 1조4,000억원이 넘고, 특히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이 많다죠?
[기자]
그 부분이 바로 문제입니다. 퇴직연금 운용 수수료로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벌어들이는 은행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IBK기업은행 등 5곳에 달합니다.
우선, 은행의 수수료 실적이 많은 이유는요, 많은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운용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기업들은 은행과 급여계좌를 만들거나 기업대출 계약을 맺을 때 흔히, 퇴직연금과 연계한 대출 꺾기라고 하죠? 금리를 낮춰주는 거죠. 이렇게 회사간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하게 됩니다. 이에 400조원 가운데 210조원이 넘는 돈이 은행에 있고 뒤를 이어 증권사 96조원, 보험사 93조원 정도입니다.
[앵커]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만큼 수익률을 안겨줬나요?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다른 나라의 민간 운용 퇴직연금 수익률도 비슷한가요?
[기자]
수익률 실적은 처참합니다. 우선 전업권으로 보겠습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익률이 2.35%에 불과합니다, 10년으로 넓히면 2.07%로 더 쪼그라듭니다. 최근 3년간 2.5%~5.1%에 달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 보다 낮은 수익률입니다.
국민연금보다도 저조한 상황인데요.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퇴직연금 수익률은 1.94%고요, 같은 기간 국민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7.63%입니다.
호주와 미국의 경우 경우 평균 운용수익률은 각각 5.6%, 5.9%입니다.
우선 우리 국민들의 퇴직연금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은행이 아이러니하게도 DB형원리금보장형(은행3.64%, 보험 4.08%, 증권 4.29%), DC형원리금보장형(은행3.47%, 보험 3.45%, 증권 4.45%) ,IRP형원리금보장형(은행 3.33%, 증권사 4.65%) 3가지 모두 다 제일 낮습니다.
[앵커]
수익률 개선이 시급해보입니다. 더 나은 운용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네, 우선 우리나라 운용수익률이 낮은 가장 큰 문제는 퇴직연금 운용 상품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무려 87%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편중되어 있는데요.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사실상 마이너스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원리금보장형상품 수익률은 2.6%, 1.9%, 2.3%에 불과합니다. 물가상승률보다 못한거니까 내 돈을 까먹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결국은 우리 돈을 지키기 위해선, 원리금보장형상품의 비중을 낮추고 실적배당형의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겁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은 미국과 호주의 사례를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미국 가입자의 디폴트 옵션 선택비중은 TDF 상품이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디폴트 옵션 적립금액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89.9%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호주의 경우에도 디폴트옵션제도와 기금형 퇴직연금의 비교가능성을 높여 운용수익률을 제고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 1% 가입자들의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약 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들의 비결은 미국주식, ETF, 공격적 운용 3가지에 있다고 합니다.
[앵커]
제도적으로도 개선해야할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우선 디폴트옵션의 도입 취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퇴직연금이 집중되어 있어 수익률이 낮오지 않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습니다만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은행이나 보험업권 경우 디폴트옵션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9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다시 원리금 보장형으로 간 겁니다. 아예 제도적으로 디폴트옵션 상품 라인업에선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제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윱니다.
[앵커]
또 오늘부터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네, 퇴직연금이라는 건 회사가 가입해주는 겁니다. 그래서 기존엔 '뭐 은행이자보다는 더 줘야할 것 아니냐'이런 불만이 있어서 내가 갈아타고 싶어요, 그랬을 때 갈아타려면 기존에 예금했던 것, ETF 들었던 상품들 모두 팔아서 정리해야했습니다. 예금 해지 수수료도 만만치 않고, 매도 비용도 발생하고 펀드 환매 후 재매수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상 이동이 없었던 거죠.
오늘부터는 이런 중도해지 없이 퇴직연금 사업자만 바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금융사끼리 경쟁도 심화되겠죠? 그래서 요즘 버스나 유튜브에서 광고도 많이하는거죠. 이들끼리 서비스를 경쟁하게 되니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고 아마 수익률도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보험업권은 우선 제외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GIC상품, 즉 원리금 보장상품의 경우 만기를 채우지 않고 타금융사로 이동할 경우 중도해지에 따라 약정 금리를 못받게 되는 패널티가 주어집니다. 이와 더불어 디폴트옵션도 각 회사의 특정 상품이기 때문에 이번 실물 이전에서 빠져있습니다. 이들은 이번 실물 이전의 수혜를 못 받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들에게 최소한 패널티는 주어지지 않게 해야하지 않나, 이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입니다.
[앵커]
ETF도 말씀주셨는데 증권사 계좌를 통해 ETF를 구매하면 영업시간이 끝나고 한번에 구매할 수 있는 은행이나 보험사와 달리 실시간으로 가격 추이를 보면서 즉시 매매가 가능하고 종목수도 많으니 증권사로 이동하는 고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
네, 아직까지 점유율은 낮지만 높은 수익률을 내세울 수 있어 고객 유치에 유리한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증권업권은 원리금 보장형부터 실적배당형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 압도적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죠, 또 최근에는 퇴직연금을 ETF로 운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잖아요. 대세니까, ETF는 실시간으로 가격을 보면서 매매하는 상품이다보니까 증권사 계좌에서 퇴직연금을 굴리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없죠. 은행이나 보험에선 실시간 매매가 안되는데 증권사에선 편하고 운용상품도 많으니 관심이 몰릴 것 같습니다.
[앵커]
맞습니다. 그런데 운용상품이 너무 많아요. 이게 적은 돈도 아니고 어디 퇴직연금 상담센터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전문가에게 맡기면 알아서 더 잘 운영해주지 않을까, 일임 이야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퇴직연금, 잃을까 두렵죠, 그러다보니 '있는 돈이라도 지키자'라는 마음으로 원금보장형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고, 이에 12월 11일부터는 퇴직연금 RA 투자 일임형 서비스 제도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전문적인 금융지식과 투자경험이 부족한 일반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의 자산을 배분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RA를 기반으로 가입자 투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직접 매매까지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해 수익률 제고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실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DC, IRP 전반에 거쳐 이런 투자일임제도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보연 기자, 다음주 후속 기사도 준비 중이라면서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boyeon@sedaily.com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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