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 키워”…국토부 “적법 설치”

[앵커]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해 로컬라이저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를 키웠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적법하게 설치 됐다”는 답변을 내놨는데, 국내외 항공전문가들은 둔덕만 없었어도 피해가 크지 않았을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효진 기잡니다.

[기자]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져는 관련규정에 맞게 설치됐다”
오늘(31일) 국토교통부가 참고자료를 내고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피해를 키웠다는 일부의 지적을 반박했습니다.

로컬라이저는 주파수를 통해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안테나입니다. 무안공항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는 지지를 위해 흙으로 만들어진 둔덕 상부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설치돼 있습니다.
로컬라이저와 구조물의 높이는 약 2m.

항공전문가들은 참사 여객기가 로컬라이저를 지지하는 단단한 구조물에 부딪히며 참사 피해가 커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와 둔덕 설치 지점은 활주로 끝에서부터 264m 지점입니다.

[싱크] 김광일 /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동체착륙이지만 활주로까지 잘 착륙했는데 마찰력에 의해서 서서히 속도가 줄어들고 있었는데 둔덕에 충돌하면서 갑자기 폭발하고 화염에 휩싸였기 때문에…”

공항시설법에 따르면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합니다. 이 규정은 착륙대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내에 위치하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지점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에서 벗어나 있어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가 아니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21조에 따르면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끝부터 최소 90m이며, 240m까지 확보하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는 종단안전구역을 착륙대 끝에서 150m 이상 확보해야하고, 300m 이상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종단안전구역 외 설치되는 장비나 장애물의 재질에 대한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해외의 항공안전 전문가들도 “사고기가 랜딩기어와 플랩(고양력장치) 등이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착지가 최선의 수준으로 이뤄졌고 동체착륙 뒤 활주로를 미끄러지는 동안에도 동체에 심각한 손상도 입지 않았다”며 “대규모 사망자가 나온 원인은 동체가 활주로 끝단 바로 너머에 있는 매우 단단한 장애물과 충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경제TV 김효진입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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