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해외진출 속도…“글로벌 시장은 생존 과제”

경제·산업 입력 2025-01-08 07:30:03 수정 2025-01-08 07:53:59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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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동남아 시장에 집중…"투트랙 전략" 신세계
“수출 최대” 식품업계, ‘K-푸드’로 글로벌 시장 집중
편의점업계, 글로벌 행보…GS25·CU '현지화 전략'

홍콩 파크앤샵에 진출한 GS리테일X넷플릭스 IP 제휴 상품. [사진=GS리테일]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내수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국내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미래=해외’라는 말이 공식처럼 쓰일 만큼 해외시장 진출은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대형유통사뿐만 아니라 식품, 편의점,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유통사들은 내수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라오스 노브랜드 1호점. [사진=이마트]

◇롯데, 동남아 시장에 집중…신세계 “투트랙 전략”

롯데그룹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롯데쇼핑은 ‘타임빌라스’를 핵심 브랜드로 삼을 예정이다. 타임빌라스는 지난해 수원에 첫 점포 개장을 시작으로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점포를 13개로 확대하는 동시에, 동남아 시장에서도 신규 부지를 물색하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하며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섰다. 현재 롯데쇼핑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11.5%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수년 안에 해외 비중이 2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10조5,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해외 사업(백화점·마트) 매출은 1조2,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롯데쇼핑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매출 비중을 확대해 2030년까지 해외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신세계그룹 역시 동남아시아와 몽골 등지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국내 시장의 포화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힘쓰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1조7,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비중은 6.9%에서 8%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앞으로 동남아시아와 몽골을 중심으로 대형 매장과 소형 매장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이마트는 현재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5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고, 2030년까지 1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라오스 역시 이마트가 공들이는 나라다. 이마트는 향후 10년 동안 라오스에 이마트와 노브랜드 매장을 각각 20개와 7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또한 오프 프라이스(off-price) 스토어인 ‘팩토리스토어’를 통해 라오스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상반기 라오스 비엔티안에 첫 점포를 개장하며, 10년 안에 매장 수를 1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7월 라오스 최대 민간 기업인 코라오그룹 계열사 그랜드뷰프라퍼티와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타임빌라스 수원. [사진=롯데백화점]

◇“수출 사상 최대치” 식품업계, ‘K-푸드’로 글로벌 시장 공략

식품업계는 ‘K푸드’ 열풍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라면, 김치, 김과 같은 전통 식품뿐만 아니라 만두, 떡볶이, 냉동 김밥 등 다양한 제품군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1억3,840만 달러(약 1조6,614억원)로 집계됐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싱가포르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은 해외 시장에서 매출 4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식품업계 5번째 ‘4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오리온과 풀무원도 각각 3조원을 넘어섰다. 오리온은 지난해 추정 매출 3조2,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64%에 육박했다. 풀무원은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 67%를 유지하고,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부 판매가 증가해 지난해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21.1% 올랐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꼬북칩을 앞세워 베트남,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성공적인 매출 성장을 이뤘다. 향후 베트남 하노이 공장을 증설하고, 호치민에 추가 공장을 세우기 위해 부지를 확보하는 등 생산 능력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또한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아시안 식품 제조 공장을 설립하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도 ‘비비고 만두’ 생산 공장을 추가 건립할 예정이다. 글로벌 매출 확대가 국내 식품업계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SPC그룹은 글로벌 사업 조직을 개편하며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일본 돈키호테 PB 전용 매대.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업계도 글로벌 행보 본격화…GS25·CU “상품 현지화”

편의점 업계 역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GS리테일은 GS25를 통해 지난해 약 9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GS25는 올해 베트남과 몽골에서 각각 500점 이상을 확대할 계획이고, 2027년까지는 글로벌 1500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CU 역시 몽골 시장에서 점포를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현지화 된 상품 구성과 전략으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로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식품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활용해 현지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유통업계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특히 K-푸드 열풍 속 식품업계는 동남아시아, 몽골, 미국 등으로 확장하는 대형 유통 기업들과 함께 한국 브랜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 알리는 노력을 통해 생존 전략을 꾀한다. 올해 한국 유통업계의 글로벌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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