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유통업계 강자 됐나”…불황 속 우뚝 선 다이소

경제·산업 입력 2025-01-17 10:51:15 수정 2025-01-17 10:51:15 진민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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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간 첫 매출 3조원 돌파…가성비 백화점 등극
규모 경제 ·유통단계 효율화· 자체상품(PB)개발로 원가절감
인기있는 상품은 오픈런부터 리셀까지…품질까지 사로잡아
내려올 기미 없는 소비자물가 속 더 큰 인기 얻을 수 밖에
불황 속 유통업계…다이소와 함께 봄 맞이 할 수 있을까

 
다이소 간판.[사진=아성다이소]


“다이소엔 다잇소~”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일주일 중 많게는 매일, 평균 3-4일 다이소 매장을 방문하는 장유주씨는 ‘다이소 단골고객’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녀 자취를 하고 있는 장씨가 주로 구매하는 물품은 ‘생필품’이나 ‘청소용품’ 위주다. 두 유형 모두 가격이 비싸지는 않지만, 소모품이다보니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만큼 자취생들에게는 인기만점일 수밖에 없다. 요즘엔 겨울 대비 발열·방한 제품까지 출시해서 한번 구매해봤는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 싸구려 이미지에서 ‘가성비 백화점’으로 이미지 변환 성공

최근 연이은 내수 경기 불황 속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가성비 백화점’이라 불리는 다이소 매출액이 고공행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다이소는 처음으로 연간 3조원대 매출을 올렸다. 유통 업계 전반이 휘청이는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인 다이소. 위기 속에 더욱 강한 다이소의 원동력은 뭘까.

◇ “브러시 4종 세트가 다이소에선 3,000원”…어떻게 수익 남기나?

‘화장품 브러시 세트’를 올리브영 홈페이지(왼쪽)와 다이소 홈페이지에 각각 검색한 결과 보이는 상품과 가격대이다.[사진=진민현 인턴기자]

먼저 타 업계에 비해 다이소 상품의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다이소 이용객 조가휘씨는 “브러시를 사기 위해 다이소에 들린 적이 있는데 타매장에서는 평균 1만원~2만원대인 세트가격이 다이소에선 파우치 포함 3,000원에 팔고 있었다”며 또 “품질 부문에서 걱정했지만 사용 후 가격대비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다이소는 타 유통업계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3·4배 정도 저렴히 판매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익을 남길까. 그 이유는 ▲규모의 경제, ▲유통단계 효율화, ▲자체상품(PB)개발 등 3가지로 나뉜다. 먼저 상품을 대량 생산해 단가를 낮춘다.
그 다음,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제품을 제조사에서 직접 매장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가 마진을 줄인다. 또 자체 상품(PB)제작과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을 통해 품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도 필수 기능에 집중한 제품을 만들어 원가를 절감한다.

◇ 가격 이어 품질까지 최선…인기에 오픈런부터 리셀가까지 등장

VT코스메틱과 다이소가 협업한 ‘리들샷 앰플’(왼쪽)과 유튜브에 ‘다이소 덕질템’이라 검색하면 보이는 다이소 덕질 추천 상품들이다.[사진=아성다이소, 진민현 인턴기자]

가격에 그치지 않고, 품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며 평균 이상의 품질 보장을 하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작년 VT코스메틱과 협업한 다이소는 ‘리들샷 앰플’을 출시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제품은 12ml 기준 3,000원으로 50ml 기준 약 40,400원인 VT코스메틱 정품 리들샷에  비해 약 1/10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이후 큰 인기를 끌며 한때 오픈런 현상이나 웃돈을 주고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리셀가 게시글이 SNS에 종종 올라오기도 했다. 그 결과 매장 내 품절 사태가 발생해 구매개수에 제한을 두거나 재고가 없어 판매를 잠정 중단한 적도 있었다.

또한 지난해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Daiso Korea proxy(다이소 한국 구매대행)’, ‘#Daiso POCA sleeve(다이소 포카 커버)’라는 해시태크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K-pop 덕질용’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이소는 아이돌 팬덤 문화의 일종인 '포꾸(포토카드 꾸미기)'와 '탑꾸' 등 유행에 따른 수요를 발 빠르게 판단한 후 탑로더, 포토카드 슬리브, 스티커 등 신상품을 매년 출시했다. 이후 해외팬들 중심으로 높은 수요가 발생했지만 다이소는 현재 해외 배송 서비스를 따로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구매할 수 없었다. 그 결과 SNS에선 외국인 K-POP 팬들에게 구매대행 형식으로 물건을 배송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에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몰이 통합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해외 배송 서비스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천원짜리의 상품이더라도 천원짜리 품질은 없다고 생각하는게 회사의 모토”라며“고객님들께 안전한 상품만 전달되도록 최근 품질 전담 부서를 만들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내려가지 않는 소비자물가, 얇아지는 지갑 속 다이소는 ‘유일’ 대안

2023, 2024년 소비자물가 통계자료.[자료=통계청]

내수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소비자의 눈길은 가성비 제품에 주력하는 다이소가 눈에 더 띌 수 밖에 없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1년 102.5 ▲2022년 107.7 ▲2023년 111.6으로 3년 연속 계속 늘었다. 그러다 다시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와 계엄령 사태 등 내외부적 상황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다 보니 원자재나 수입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유통업계 전반의 상품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 그러나 다이소 상품의 경우 최대 5,000원까지가 상한선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 유통업계 들이닥친 겨울…대안 없는걸까?

학계는 앞으로도 다이소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럴수록 기업 내 소비트렌드 분석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패턴과 다이소의 가성비 전략이 잘 부합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1,000원이라도 저렴한 상품에 눈길이 갈 수 없다”며 “유통업계는 가성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비행태, 업계 트렌드, 최신 동향 등을 잘 분석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온오프라인 매장에 발길을 끊지 않을지 모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실제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전통적 유통채널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매출 신기록을 달성한 곳이 있다. 바로 ‘더현대 서울 여의도점’이다. 더현대 서울 여의도점은 지난 2021년 개장해 개점 1년만에 매출 8,500억을 돌파했고, 제작년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성공요인은 뭘까. 더현대는 물건보다 공간에 DNA가 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백화점과 차별화 승부수를 던졌다. 판매에 급급하지 않고 연간 약 450회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고객들을 위한 체험형 공간을 기획했다. 또 '유스팀(youth team)'이라는 명칭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해 최신 트렌드에 맞게 브랜드를 발굴하고, 콘텐츠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더현대서울 지하2층 팝업스토어는 이미 젊은이들의 성지가 됐다. 

높아져 가는 물가 및 원자재 상승에도 불구하고 다이소는 앞으로도 균일가 정책엔 변화를 주지 않는다고 밝힌 상황. 다이소 매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3조원대 매출을 돌파하고, 최근 대기업 유통 업체 사이에서도 ‘앵커테넌트’(상가나 쇼핑몰에 고객을 끌어 모으는 핵심 점포)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처럼 변하는 환경 속에서 유통업계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다이소와 함께 봄을 맞이할 유통업계는 어디가 될까.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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