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초콜릿바, 얼마나 건강한가요?”…간식 산업이 바뀌고 있다

경제·산업 입력 2025-08-02 08:00:04 수정 2025-08-02 08:00:04 이채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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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의 즐거움에서 몸의 편안함으로…‘기본값’이 된 저당
전통업계에 도전장…시장 흔드는 새로운 주자들
깊어지고 쪼개지는 간식 시장, 미래 간식 시장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이채우 인턴기자] 과거 간식은 기분 전환용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간식 시장에도 스며들고 있다. 헬시트렌드란 건강을 의미하는 '헬시(Healthy)'와 즐거움을 뜻하는 '플레저(Pleasure)'의 합성어로 건강 관리를 즐거움과 편리함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단백질은 얼마나 더 넣었는가', '당은 얼마나 줄였는가', '지방은 얼마나 뺐는가' 등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에 따라 간식 산업이 점차 세분화·고도화될 전망이라고 말한다.


DMC리포트(2025.02), <20대 식음료 소비자 3명 중 2명 이상(62.6%)은 저당 제품 위주로 구매하는 편, 이들을 중심으로 ‘저속 노화’ 트렌드 확산 및 정착 추세 가속화> [사진=DMC리포트]


◼ 혀의 즐거움에서 몸의 편안함으로…‘기본값’이 된 저당

2일 DMC 리포트 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이내 식음료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53.9%가 “맛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당이 적은 제품 위주로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는 3명 중 2명 이상이 저당 음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현상은 젊은 층에서 더 뚜렷했다. 

이에 발맞춰 간식 업계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롯데는 2024년 10월, 2년여의 연구 끝에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도 쫄깃한 마시멜로를 구현한 '제로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네스카페 수프리모 스테비아 커피믹스는 천연 감미료 스테비아로 단맛을 살리면서도 당 섭취 부담을 낮췄다. 빙그레는 ‘저당 돼지바’를 통해 쿠키, 아이스크림, 잼 조합의 기존 맛은 유지하면서도 당을 줄였다.

과거에는 건강하게 간식을 먹고 싶다면 섭취량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칼로리를 줄여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혀의 즐거움’보다 ‘몸의 편안함’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저당·제로당은 곧 간식 산업 내 기본값이 됐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기능성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 기업에서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예컨대 롯데웰푸드는 달콤한 웨하스, 바삭한 꼬깔콘, 짭짤한 치토스 등 각기 다른 취향을 겨냥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간식을 건강하게 낼 뿐만 아니라, 아예 '기능성 브랜드'로 정체성을 재정립하며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오리온은 고함량 단백질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닥터유PRO'를 론칭했다. [사진=오리온]


대표적인 사례로는 ‘오리온’이 있다. 오리온은 고함량 단백질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닥터유PRO'를 2022년 6월 론칭하며 제과 이미지를 탈피하고 기능성 간식 브랜드로 포지셔닝했다. 단백질바, 단백질 드링크, 단백질 파우더 등의 단백질 라인업을 통해 출시 3년 만에 누적 매출 6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닥터유 PRO의 단백질 드링크는 월 300만 병 이상 판매되는 등 빠르게 기능성 스낵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단발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방법은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각인시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반면 ‘기능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 독립 브랜드를 론칭하면,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장기적인 고객 유입에 유리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당 섭취를 지양하는 흐름이 사회적 분위기인 만큼, 브랜드 단위의 저당 전략이 향후 식품업계 시장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고함량 단백질 라인업 ‘닥터유 PRO’를 론칭했다”며 “앞으로는 TPO별(시간·장소·상황) 제품군을 선보여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라라스윗]



◼ 전통업계에 도전장…시장 흔드는 새로운 주자들 

간식 선택의 기준이 ‘맛’에서 ‘건강’으로 이동하자, 새로운 주자들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리온, 해태, 크라운 등 전통 제과 브랜드가 주도하던 간식 시장에 기능성과 건강을 무기로 한 스타트업 기반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CU에 따르면, 자체 저당 디저트 브랜드 '라라스윗'의 '초콜릿 초코바'는 2024년 CU 전체 아이스크림 단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출시 초기인 2022년에는 판매량 30만 개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40만 개 이상이 팔리며 누적 판매량은 800만 개를 돌파했다. 

비건 디저트 브랜드 '널담'은 지난해 매출 146억 원을 달성했고, 대표 제품인 ‘뚱카롱’은 누적 판매량 3000만 개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급증했다.

건강을 정체성으로 한 신생 브랜드들이 간식 산업에 등장하면서 시장 내 새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브랜드 자체에 기능성을 더해 바뀐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 기준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깊어지고 쪼개지는 간식 시장, 미래 간식시장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기능성 간식 시장은 2025년 1121억 달러에서 2035년 2675억 달러로 연평균 8.2% 성장해 시장이 매우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간식 시장이 특히 두 가지 틀로 고도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건강 목적에 따라 시장이 촘촘히 쪼개지는 세분화와, 각 세부 영역 내에서 소비자의 기준이 한층 더 높아지고 정밀해지는 고도화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 내다본다.

실제로 현재 건강 스낵 시장은 저당, 고단백, 비건, 장 건강, 항노화 등 다양한 세부 기능을 중심으로 카테고리 세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장은 앞으로 더 고도화될 전망이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고단백’이라는 표기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 원료 특유의 비린맛이나 텁텁한 질감은 없는지, 어떤 종류의 대체당 (알룰로스·스테비아·자일로스 등)이 쓰였는지, 심지어 기능성 원료 인증 여부까지 따지며 선택 기준을 점차 정밀하게 세우고 있다. 그리고 실제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들에 맞춰 제품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고함량 단백질 드링크를 선택함에 따라 간식 시장은 기능성을 요하고 있다"며 "과거 10g 수준이던 단백질 드링크가 최근 40g으로 확대되면서, 오리온은 고함량 단백질 특유의 향을 줄이는 등 제품 고도화에 나섰다”고 전했다. /dlcodn12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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