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 그늘에 호텔신라 부진 장기화...고군분투하는 신라스테이
경제·산업
입력 2025-06-14 08:00:03
수정 2025-06-14 08:00:03
고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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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스테이, 작년 연간 매출액 서울신라호텔 어깨 나란히
코로나19 시기 ‘호캉스’ 수요 잡아…다양한 상품 개발
레저형 호텔 ‘신라스테이 플러스’…레저 시장까지 진출

[서울경제TV=고원희 인턴기자] 면세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역시 신라면세점이 적자전환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827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5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업이 이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면서 호텔신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텔신라의 4성급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서울신라호텔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수익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 지난해 연간 매출액 비슷…신라스테이 2218억 원·서울신라호텔 2343억 원
올해 1분기 신라스테이의 매출액은 485억 원으로, 같은 기간 서울신라호텔의 매출액 493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보면 신라스테이가 2218억 원, 서울신라호텔이 2343억 원으로 비슷했다.

신라스테이의 최근 매출액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유행 이전이었던 2019년에는 1407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며 2020년에는 942억 원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2021년에 다시 1161억 원으로 매출액 1000억 원대를 회복했다. 이후 2022년 1708억 원을 지나 2023년 2007억 원으로 매출액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인 2024년에는 2218억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지난 2022년 11월 국내 호텔 단일 브랜드 최초로 한 해 100만 객실 판매를 달성한 것에 이어 2023년에도 그 기록을 이어 2년 연속 100만 객실 판매를 돌파했다. 2023년 10월 2일 100만 객실 판매를 달성했는데, 이는 당시 총 4510개 객실을 운영하던 신라스테이에서 매일 3600번 이상의 체크인이 이뤄져야 가능한 것으로, 모든 지역에서 평균 80% 이상의 투숙률을 기록해야 가능했던 것이었다.
◇ 관광 산업 죽은 코로나 유행 시기에도 성장세 보인 신라스테이
신라스테이는 원래 비즈니스 고객을 주타겟으로 했기에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됨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과 출장객 등 주요 고객이 줄자 침체된 상황을 맞이했다. 코로나19 유행 첫해에는 매출이 감소했으나 그 다음 해부터는 코로나19 유행 장기화 속에도 신라스테이는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자 국내 호캉스 수요가 급증했는데, 특급 호텔은 가격적인 부담이 있다 보니 합리적인 가격에 신라호텔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신라스테이가 호캉스족들에게 인기를 얻었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 고객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상품 개발에 노력을 멈추지 않은 것이 매출 반등의 비결로 꼽힌다. ‘워케이션(Work+Vacation)’ 상품, ‘지역별 한 달 살기’ 등 신규 수요를 발굴해 지역의 다양한 관광, 문화 자원과 어우러지는 상품을 개발했다.

호캉스 강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신라스테이는 문학·미술·음악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한 투숙 공간을 넘어 고객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023년 신라스테이 역삼에서 진행됐던 이진석 작가 개인전에서 좋은 반응을 확인한 신라스테이는 지난해 10월 신라스테이 역삼에서 온라인 아트 플랫폼 ‘아티스티’와 손잡고 임수진 작가의 ‘The Little Things in Life, 삶의 작은 것들’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를 통해 고객들은 수성 목판화부터 유화, 파스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임수진 작가의 작품 50여 점을 만날 수 있었다. 신라스테이는 고객에게는 색다른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유망작가들에게는 지원을 하기 위해 이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올해 5월에도 작가들에게 객실을 작업실로 제공하는 ‘아티스티 레지던시 위드 신라스테이 2025’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신라스테이는 출산한 고객을 대상으로 평생 회원권을 제공하는 ‘블레싱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프로모션은 호텔 프런트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는데, 임산부들에게 더 편안한 숙박의 기회를 제공하고 출산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블레싱 프로모션은 임산부 고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1500명 이상이 응모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올해 3월 최대 66%의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땡큐 포 유어 스테이(Thank U for Your Stay)’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존의 서울신라호텔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레저 시장까지 진출…제주에 선보인 ‘신라스테이 플러스’

신라스테이가 국내에서 호캉스 수요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신라스테이는 레저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자 지난해 5월 레저형 호텔 ‘신라스테이 플러스’를 선보였다. 휴식과 미식을 동시에 즐기는 여행 트렌드에 맞춰 레저를 위한 다양한 부대시설과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선 메뉴를 마련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다. 제주도에 가족 등 3~4인 여행객이 많이 방문한다는 점을 고려해 다인용 객실을 마련했으며, 2층 침대를 설치해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벙커 룸, 온돌룸 등 객실 테마와 기능을 다양화했다.
◇ 신라스테이 성장 전망 ‘긍정적’…면세 부문은 기업과 정부 차원의 노력 필요
지난 10년간 안정적인 운영을 기반으로 서울신라호텔 매출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된 신라스테이가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변정우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신라스테이는 비즈니스 호텔로 외부에서 커다란 돌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라스테이가 호텔신라의 부진을 극복할 만큼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면세업의 회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
변 교수는 “호텔신라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면세부문의 경우 과거와 다르게 관광객들의 소비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에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해서 면세 수입도 확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며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면세 사업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국가적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부문은 고환율, 글로벌 경기 악화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고 밝혔다. /high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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