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K커피 등 현지 맞춤형 매장 잇단 신규 오픈
"수천억 투입" 북미·동남아·유럽 등 생산기지 확장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장기화된 내수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 매장을 열고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K푸드를 향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신시장 개척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브랜드 입지를 확대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디야커피] ◇“K푸드로 물들다” 치킨·커피전문점 등 잇단 해외매장 신규 오픈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4번째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규 매장은 토런스(Torrance), 플러튼(Fullerton), 코리아타운(Koreatown)에 이어 LA 지역 내 4호점이다. 굽네치킨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소이갈릭’과 같은 현지화 메뉴를 선보이고 틱톡 등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전개한 결과, 2024년 상반기 미국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식품기업 뿐만이 아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첫 번째 해외 진출국으로 캐나다를 점찍으며 오는 3월 브리티시콜롬비아 주 리치먼드 시에 매장을 열기로 했다. 이디야커피는 오는 6월 라오스에 첫 매장을 열어 캄보디아와 미얀마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고,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5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해외 첫 매장을 열었다. 빽다방은 지난 2016년 싱가포르 1호점을 시작으로 앞서 해외 진출을 감행해 현재 필리핀 11개, 싱가포르 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컴포즈도 싱가포르에 진출해 2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SPC그룹의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 또한 현재 미국,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해외 14개국에 약 630여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2030년까지 북미지역 매장 1000호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PC그룹은 미국 텍사스주에 1억6000만달러(약 2100억원)를 들여 해외 최대 규모의 제빵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사진=CJ제일제당] ◇N천억원 투입하는 식품업계…북미·동남아·유럽 등 공격적 생산기지 확장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의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과 오세아니아 등 신흥 시장에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이 사실상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11조3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5조7716억 원으로 1.8% 줄어든 반면, 해외 식품사업은 3.6% 늘어난 5조581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해외 식품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9%에서 49.2%로 커졌다. 특히 북미지역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북미시장에서 전체 해외 매출의 84%인 4조7138억 원을 거두며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의 경우 2024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면서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는 성과를 냈다. CJ제일제당은 7000억원을 투입해 2027년 완공 예정인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지 유통망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는 K-스낵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20%로, 이는 경쟁 제과업체인 오리온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롯데웰푸드는 2028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35% 확대를 목표로 인도 등 해외 생산라인 확장에 나서며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2027년까지 중국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해외시장에서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성장했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 비중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주류업계도 해외 확장이 활발한 분위기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베트남 타이빈성에 위치한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단지에서 해외 생산 공장 건립 첫 삽을 떴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 중국, 일본을 넘어 동남아 유통망 확대와 수출국을 늘리기 위해 약 7700만달러(약 1067억원)를 투입한 전략적 투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4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외식기업과 브랜드는 각각 121개, 144개로, 이 기업들이 해외에 낸 외식 점포는 전년도에 비해 18.9% 늘어난 4382개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내수경기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K푸드 기업들이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수출 품목을 추가로 발굴하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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