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전자, 그룹 '아픈 손가락' 전락…부품불량 쇼크에 실적 60%↓
경제·산업
입력 2025-04-15 16:40:46
수정 2025-04-15 16:40:46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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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1800억대, 60.5%↓
2021년 이래 3년 만의 영업적자
애플 협력사 퇴출 영향 ‘결정타’

애플 협력사로 활약하면서 아이폰 디스플레이 전용 연성회로기판(FPCB)를 공급해 왔지만 부품 불량 문제가 드러나면서 퇴출된 점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본업을 수행하는 영풍은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과 폐쇄 공론화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코리아써키트, 시그네틱스, 영풍전자 등 계열사들이 줄줄이 어닝쇼크에 빠진 모양새다. 그룹 오너 장씨 일가의 경영 무능과 사업역량 부족을 둘러싼 비판이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영풍전자 매출은 1843억원으로 2023년 4672억원 대비 60.5%(2829억원) 급감했다. 수익성 또한 크게 위축됐다. 2021년 이래 3년 만에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을 겪은 점이 방증한다. 지난해 411억원의 영업손실을 시현하면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 역시 141억원 발생했다.
영풍전자는 영풍이 지분 일체를 소유한 기업으로 장형진 고문이 과거 영풍 회장에 취임했을 당시 반도체 부품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인수한 첫 회사로 전해진다. 1995년에 영풍 계열로 편입됐고 2000년 사명을 유원전자에서 지금의 영풍전자로 바꿨다.
영풍전자의 실적 추락 배경에는 애플 벤더(협력사)에서 퇴출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초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영풍전자는 애플 공급망에서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전자는 수년간 아이폰 디스플레이에 탑재되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생산해 왔으나 2022년에 납품한 부품의 칩 탈락 등 불량이 발견되면서 품질을 둘러싼 애플의 신뢰를 잃었다는 후문이다.
부품 불량이 파악된 뒤 애플은 영풍전자와의 협력 관계를 점진적으로 해소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2022년 출시된 스마트폰 모델, 영풍전자가 개발 과정에 참여한 2023년 일부 기종에 한정해 납품됐을 뿐 지난해에는 애플 향(向) 물량이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주 고객사 애플의 이탈은 영풍전자의 본업 수행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2년째 매출 감소세를 이어가는 대목이 방증한다. 매출 추이를 살피면 △2022년 7202억원 △2023년 4672억원 △2024년 1843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매출과 견줘보면 지난해 매출은 74.4%(5358억원)나 줄었다.
다른 전자부문 계열사들 역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에 주력하는 코리아써키트도 2023년 -321억원, 2024년 -331억원 등 잇달아 영업적자를 시현했다.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283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4배 넘게 확대됐다. 시그네틱스 역시 매출액이 1181억원으로 2022년 2876억원 대비 절반 이상(58.9%) 줄어들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영풍전자는 애플 공급망 배제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유형자산 취득액)를 전년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며 "그룹 오너인 장씨일가가 영풍전자의 턴어라운드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q000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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