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추억의 맛”…식품업계는 ‘레트로 열풍’
경제·산업
입력 2025-05-11 08:00:07
수정 2025-05-11 08:00:07
이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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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치토스 체스터쿵' 추억 마케팅 공략
"형님 먼저, 아우 먼저"…‘농심라면’ 40년만 재출시
유제품·편의점업계도 동참…전 세대 아우르는 공감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마케팅’이 식품업계에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이 과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을 재출시하며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브랜드 충성도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에 나선 것이다.
11일 업계에 다르면 과거에 즐겼던 맛을 다시 찾고자 하는 중장년층의 감성과 신선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의 호기심이 맞물리며 ‘복고풍’ 제품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주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롯데웰푸드는 199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끌었던 과자 ‘치토스 체스터쿵’을 약 30년 만에 재출시하며 추억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이번에 선보이는 ‘돌아온 체스터쿵 새콤달콤 딸기맛’은 과거 제품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을 반영해 오랜 준비 끝에 탄생했다.
치토스의 마스코트인 ‘체스터’의 발바닥 모양을 형상화한 독특한 비주얼과 딸기맛의 달콤함이 특징인 이 제품은 과거 오리온프리토레이 시절 선보였던 제품으로 마니아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으나 단종 이후 수십 년간 시장에서 볼 수 없었다. 롯데웰푸드는 펩시코와의 제휴를 통해 국내 치토스 판권을 확보한 뒤 처음으로 이 제품을 부활시켰으며, 1년여의 개발과정과 생산 설비 재정비 끝에 다시 선보이게 됐다.
농심 역시 창립 60주년을 맞아 상징적인 제품 ‘농심라면’을 다시 내놓았다. 1975년 첫 출시된 농심라면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광고 문구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으며, 이후 기업명까지 ‘농심’으로 바뀌는 계기를 제공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제품이다.
이번 재출시 제품은 당시 레시피를 바탕으로 현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리뉴얼됐다. 핵심 재료인 소고기와 쌀은 국내산을 사용했으며, 양념스프는 파, 고춧가루, 액젓 등을 활용해 감칠맛을 살렸다. 제품 포장은 과거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해,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제공한다.

한편, SPC삼립의 ‘포켓몬빵’도 레트로 열풍을 이끈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1997년 첫 출시된 포켓몬빵은 2006년 단종됐으나, 2022년 다시 출시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사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일어났고,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이 2억5000만개를 돌파했다. SPC는 이에 힘입어 배스킨라빈스에서도 ‘스트로베리 요거트 블라스트’와 ‘초코나무 숲’ 등 과거 인기 아이스크림을 한정 재출시하며 레트로 마케팅을 확장하고 있다.
과자업계의 또 다른 강자 오리온도 복고열풍에 동참했다. 오리온은 과거 사탕 브랜드 ‘비틀즈’를 올 1분기 중 재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단종 이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졌던 만큼, 이번 부활은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초코송이’의 딸기 버전인 ‘딸기송이’가 3년 만에 재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유제품과 편의점 업계 역시 레트로 마케팅에 힘을 보태고 있다. hy는 1988년 첫 선을 보인 발효유 ‘슈퍼100’을 리브랜딩해 재출시할 계획이며, 서울우유는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바나나우유 ‘미노스’를 12년 만에 다시 선보인다.
편의점 GS25는 ‘혜자 도시락’ 시리즈를 ‘혜자롭게 돌아온’이라는 슬로건으로 리뉴얼하며 브랜드의 감성을 재해석했다. 혜자 도시락은 저렴한 가격 대비 뛰어난 구성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러한 브랜드 유산을 계승한 이번 리뉴얼은 MZ세대를 겨냥한 신선한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과거 인기 제품을 재출시하는 레트로 마케팅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전략적 접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소비자에게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제공하는 이중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NS와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과거 제품을 체험한 후기를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복고 제품이 자연스럽게 바이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포켓몬빵, 체스터쿵 등은 출시 직후 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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