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잡아라”…中 전기차 시장 공략 나선 글로벌 車 업계
경제·산업
입력 2025-05-15 07:00:03
수정 2025-05-15 07:00:03
진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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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국 겨냥한 맞춤형 車 선봬
아우디 E5 스포트백, 中 소비자 겨냥한 로고 변경
BMW, 딥시크와 맞손…中 시장서 경쟁력 강화 위해
도요타, 광저우 자동차와 맞손… 전기차 bZ7 출시
中 시장 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시장 점유율 하락·캐즘도 덜 해
현대차, 베이징 현대와 맞손…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 출시
전문가 "中 내 전기차 점유율 1%만 높여도 영향력 클 것”"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의 ‘전기차 굴기’에 맞서 잇달아 현지화에 공들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전기차’를 선보이거나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 시장에 특화된 스마트 기술과 자율주행, 연결성(connected car) 등의 고급 기능을 탑재한 차들을 생산하며 기술과 혁신 중심의 현지화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3일 개최된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한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의 키워드는 ‘현지화’였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이 약 3143만 대로 미국(약 1598만대)보다 약 2배 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먼저 독일 아우디는 수십년간 브랜드를 상징해온 로고를 없앴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전기차 모델 E5 스포트백을 공개하며 중국 시장에 맞춘 전략적 모델 라인업을 선보였다. 4개 링이 얽혀 있는 기존 로고 대신 ‘AUDI’ 알파벳을 사용한 새로운 로고를 적용했다. 아우디가 2025년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기존의 4개 링 로고를 대신해 'AUDI'라는 알파벳 로고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부심이 강한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기존 로고를 없앤 것을 두고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우디는 그동안 중국 고위직 공무원들이 관용차로 자주 이용하면서 중국에서 ‘부’를 상징했다. 이 때문에 한때 부를 과시하려는 소비자들이 아우디를 선호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번 로고 변경은 이 같은 이미지를 벗고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5 스포트백은 아우디와 상하이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만든 첫 차다. 한번 충전 시 최대 770km를 달릴 수 있고, 제로백은 3.4초, 급속 충전 10분만에 주행거리 370km를 확보했다. 게르노트 될 너 아우디 최고경영자는 “E5 스포트백은 중국 고객에게 최적화된 차량”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BMW는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와 손을 잡기도 했다. 올리버 칩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상하이 모터쇼 행사장에서 올해 말부터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인공지능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빚어졌던 딥시크의 보안유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자사 차량에 탑재하기로 한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일본도 중국 업체와 함께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도요타는 시종일관 중국 현지화를 강조하며 중국 파트너사인 광저우 자동차와 함께 만든 전기차 bZ7(현지명 보즈7)을 공개했다.
중국 엔지니어들이 주도해서 개발한 bZ7의 운영체제(OS)는 화웨이의 훙멍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도요타가 2021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전기차 브랜드 b7를 발표한 뒤 중국에서 bZ4 등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 중국 시장 주목 이유는?

전문가들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더 공격적으로 주목하는 이유로 중국차 시장의 상품 경쟁력이 커졌다는 점을 꼽는다. BYD, 지리 등 중국차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BYD는 작년 전 세계에서 427만2145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에 올랐고, 중국 내 판매량 또한 371만8281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87%를 차지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작년 상반기 동안 중국 내 판매량 134만 대를 기록하며, 3년 전보다 25% 이상 감소했다. 도요타 역시 작년 2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고, 현대차는 전년 대비 약 7.5% 감소해 70만5010대를 기록했다.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전기차 캐즘의 여파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내에선 캐즘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도 꼽힌다. 작년 상반기 동안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411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했다. 2024년 7월 기준, 중국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의 비중은 51.1%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전기차 판매의 급증이 전체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그룹은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중국 재진출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도 2010년 중반까지는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팔며 시장의 4~5%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드 사태 이후 소비자의 외면, 현지 업체들의 저가 판매에 판매량이 급감했다. 2016년 현대차 기아 현지 생산분 판매량은 114만2016대였지만, 한한령 이후인 2017년 78만5006대로 감소한 뒤 지난해엔 20만4573대까지 줄었다. 지난해 현대차 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65%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자동차의 합작사 베이징 현대와 손잡고 지난 22일 상하이에서 중국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를 공개했다. 중국 소비자 취향을 고려해 제조한 전기차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렉시오를 포함해 2027년까지 6종의 중국 전용 전기차를 발표할 예정이다.
학계 역시 현대차가 중국에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에서 전기차 점유율 1%만 높여도 현대차, 기아의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 8만5000여대에 근접하는 6만여대를 팔 수 있다”며 “사드 이전 점유율 수준으로 회복할 경우 연간 20만대 이상의 안정적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면, 지금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에 위협을 느끼고 시장 점유율이 점점 작아지다보니 중국과 손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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