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시장에 뛰어든 동서식품, '카누' 신화 이어간다

경제·산업 입력 2025-09-24 14:17:38 수정 2025-09-24 14:17:38 강지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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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스토어·체험 마케팅으로 브랜드 경험 강화
국산 '카누 바리스타', 외국 브랜드 독점에 출사표 던져
5000억 원대 캡슐 시장, 편리함과 맛으로 소비자 공략







한 여성이 캡슐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내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경제TV=강지영 인턴기자]
네슬레 등 외국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해온 캡슐커피 시장에 동서식품이 도전장을 낸지 2년 6개월. 동서식품이 서서히 캡슐커피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층을 넓혀 나가소 있는데다 2023년 약 4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최근 5000억원 대로 커졌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2월 ‘카누 바리스타(KANU BARISTA)’라는 이름의 캡슐커피를 출시한 동서식품이 최근 전국 곳곳에서 마케팅에 공을 들이며 브랜드 감성을 전달하고 있다.

▲ 북촌·경주서 ‘체험 마케팅’ 확대
동서식품은 이달 들어 서울 북촌과 경주에서 잇따라 팝업스토어를 열며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관광객과 MZ세대가 많이 찾는 핵심 명소라는 점에서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서울 북촌에 문을 연 ‘카누 캡슐 테일러’는 골목 특유의 한옥 풍경과 현대적인 커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11월 2일까지 운영된다. 방문객은 매칭 받은 전담 ‘테일러’와 함께 캡슐 종류·향·블렌드를 직접 고르고, 바리스타의 안내를 받으며 추출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과 실시간 시연을 결합한 이 프로그램은 카누 캡슐커피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자연스럽게 알린다.

경주에서는 이달 26일까지 ‘맥심가옥’ 팝업을 선보인다. 신라 왕경 복원지구와 가까운 전통 한옥 앞마당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한옥의 마루에 앉아 커피를 즐기며 한국적 환대와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의 전통미와 현대 커피문화가 결합된 경험을, 국내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브랜드의 새로운 면모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서식품이 출시한 '카누 바리스타 머신'의 모습. [사진=동서식품]


▲ 출범 2년의 성적표…매출과 점유율
올해 4월 발표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커피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동서식품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21년까지 부진을 겪던 매출 성장률은 2023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1조6152억원이던 동서식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3년 캡슐 시장에 진출한 이후 1조7554억원으로 성장했고, 이 중 80%가 커피 관련 매출에 해당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3.01%에서 4.98%로 확대됐다.

다만 캡슐커피 시장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네슬레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동서식품은 그 뒤를 추격하는 입장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캡슐커피 시장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카누 바리스타의 제품력과 다양한 캡슐 라인업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 캡슐 용량·추출 방식 차별화…국산 프리미엄 입증
카누 바리스타는 외국 제품과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운다. 한 캡슐에 담긴 원두 양은 일반 에스프레소 캡슐 대비 1.7배 많은 9.5g으로, 한 번 추출만으로도 더 깊고 풍부한 맛의 아메리카노를 구현할 수 있다. 캡슐 라인업도 다양하다. 라이트·미디엄·다크 로스트 등 로스팅 강도별로 선택할 수 있고, 싱글 오리진·디카페인까지 포함해 총 13종의 전용 캡슐을 갖췄다. 

머신에도 독자적 기술이 적용됐다. ‘트라이앵글 탬핑(Triangle Tamping)’으로 원두 탬핑을 균일하게 해 커피 향미와 퀄리티를 안정적으로 살리고, ‘듀얼 노즐 바이패스(Dual Nozzle Bypass)’ 방식으로 에스프레소 샷과 물이 각각 다른 노즐로 추출돼 깔끔한 맛을 낸다. 어반, 브리즈, 페블 등 세 가지 모델 중 ‘어반’은 2024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경쟁력도 입증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 바리스타는 국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아메리카노를 제조하기에 최적화된 캡슐커피”라며 “특히 아이스 전용 버튼을 갖춰 한국인이 선호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쉽게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라고 전했다.


방문객들이 ‘카누 캡슐 테일러’ 플래그십 스토어를 찾아 담당 테일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동서식품]


▲ 인스턴트 강자, 프리미엄 도전에 나서

국내 커피 시장은 오랫동안 인스턴트커피와 믹스커피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인스턴트커피는 볶은커피의 가용성 추출액을 건조한 제품을, 믹스커피는 원두·인스턴트커피에 식품 첨가물을 혼합한 제품을 뜻한다. 

두 시장은 최근 지속적인 소비 감소를 겪어왔다. 지난 2019년 1조1527억원에 이르던 믹스커피 소매시장 규모는 2023년 9849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인스턴트커피도 2021년 3298억원에서 2023년 3082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원두커피, 캡슐커피, 드립백 등 프리미엄 제품군은 꾸준히 성장하며 2023년 약 1조7000억 원대에 달했다. 이러한 변화는 집에서 카페 수준의 음료를 즐기는 ‘홈카페’ 문화 확산과 맞물리면서 프리미엄 커피 제품에 대한 수요를 키웠고, 동서식품이 캡슐커피 시장에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ji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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