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전기차 수직계열화’…야심 드러낸 머스크

경제·산업 입력 2020-09-23 21:40:04 수정 2020-09-23 21:40:04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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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앵커]

네, 테슬라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여러 관측들이 나왔었는데요. 

앞서 보신 것처럼 100만마일 기술이라던지, 전고체 배터리 도입과 같은 파격적인 내용은 없었습니다.

대신 머스크가 이번 행사를 통해 전기차 수직계열화를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경제산업부 정훈규기자 전화 연결해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기자,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 머스크가 대단한 혁신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우리나라 배터리 3사를 위협할 만한 혁신은 없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행사 이름이 ‘배터리 데이’라서, 관심이 배터리 업계에 더 쏠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테슬라가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결과적으로 2,000만원대 전기차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거든요.

전기차는 아직까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보급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가격입니다.

머스크는 이번에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기차 뿐 아니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앵커]

행사 이름은 ‘배터리 데이’지만, 메세지는 완성차 업계를 향한 것이라는 분석이군요? 


[기자]

네, 더 이상 전기차 시장에 머물지 않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입니다.

이번에 머스크가 제시한 가격은 2만5,000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2,900만원 정도인데요.

발표 내용대로라면 전기차의 성능은 두 배가 되고, 모델에 따라 가격은 현대차 쏘나타보다 저렴해 지는 겁니다.

언젠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하고 있는 예상인데요.

가격이 이렇게 저렴해진다면 전기차에 대한 특별한 선호 없이도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Q. 전기차가 많이 팔리고 보편화되면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를 더 많이 팔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머스크는 이번 발표에서  ‘cell vehicle integr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배터리 셀과 자동차의 통합’, 즉 사실상 앞으로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한 셈입니다.

이 수직 계열화가 저렴한 전기차 생산의 핵심인데요.

전동화로 전환하지 않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전동화 전환에다가 배터리 내재화라는 숙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겁니다.

시간도 많지 않은데요. 이번에 머스크가 제시한 시기는 2023년입니다.

이때까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수직계열화를 이룬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이제 배터리 내재화 없이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머스크가 말한 2023년에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네, 하지만 시기에 대한 의문은 조금 있습니다.

이번 발표 내용이 파격적인 내용은 아니라고 하지만, 건식 공정이나 니켈 양극재 배터리 개발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런 혁신들을 통해 배터리 원가를 56% 낮출 수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기는 했는데요.

하지만 참고 사항일 뿐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우선 일론 머스크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싱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우리는 수많은 혁신들을 나열할 것이고, 그것들을 합치면 에너지 밀도와 비용 효율이 완전히 향상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들은 참고가 되는 것입니다. 단지 이것뿐입니다.“


[앵커] 

평소 일론 머스크의 성향을 고려하면 좀 겸손하게 느껴지는 발언이네요?


[기자]

네, 머스크는 우주 여행이나, 사람 뇌에 이식하는 칩 등 믿기 어려운 일을 호언 장담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평소 이런 성향을 고려하면 “거의 다 됐다”는 그의 말과 달리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할 과제가 많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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