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식탁물가 끌어올리는 기후변화

경제·산업 입력 2021-06-14 19:35:37 수정 2021-06-14 19:35:3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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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는 경제에 많은 영향을 주는데 특히 농업 등 1차 산업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최근 전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날씨와 경제, 그리고 농산물 가격 급등인 애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비가 많이 내리면 물가에 영향을 주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당장 식품 물가가 움직이는데 산업부문에도 영향을 줍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서 습해지다 보니 제습기 판매량은 이미 작년 판매량보다 3배를 넘었구요. 의류건조기도 28%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기온차이가 크다보니 전기담요와 온열기 등 겨울철 제품 판매까지 늘었다는 겁니다.

업계는 이 현상을 ‘비의 경제학’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이런 이상기상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일본과 중국남부지방의 경우 올해 5월 11일에 장마가 시작되면서 역대 최악의 비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농작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해요.

국내외 날씨가 좋지 않다 보니 소비자 물가도 영향을 받는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2개월 연속 2%대 상승 폭을 보이면서 9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고 해요. 이렇게 물가상승폭이 커진 것은 전년 동월 대비 45.4%나 상승한 계란 가격을 포함해 농축산물 영향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식량자급품목인 쌀도 물가상승에 포함되면서 올해 2월 오뚜기의 컵밥과 CJ제일제당이 햇반 가격을 올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당장 기후변화와 이상기상으로 농작물 가격이 오르면 우리네 식탁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아무래도 많은 농작물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날씨에 민감하지만 작년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발생하면서 피해가 극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농작물 가격이 급상승하는게 아니냐 하는 걱정이 드는데요.

사실 작년 10월 기준 톤당 185달러였던 옥수수 가격은 올해 5월에 397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구요. 밀가루도 29%, 콩이 70%, 원당이 65% 상승하는 등 주요 수입 곡물 가격은 지난해 대비 29~82%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식량가격이 급등하는 배경에는 남미의 가뭄과 호주의 한파 등 이상기후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해요. 세계 식량가격이 이례적으로 1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해요.

 

[앵커]

지금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농작물까지 급격히 상승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부동산 문제로 경제적으로 더욱 어려워진 서민들이 지갑사정은 힘들어지지 않겠나요?

 

[반기성 센터장]

올해 6월 3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4월 기준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9포인트로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24개 주요 식량 품목의 국제가격동향을 토대로 발표하는 지수로 기준은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포인트로 삼아 산정하는데 국제적인 식량가격 추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지난해 5월의 91.0포인트 이후 1년 연속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로 15개월 연속 상승한 2007년 1월~2008년 3월 이후 두 번째로 긴 기간 동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니까 무려 30년만의 이례적인 식량가격 상승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까지 상승기간이 가장 길었던 2007~2008년에는 식량가격 상승이 통화가치를 하락시키는 인플레이션까지 가져왔는데요. 당시와 상승하는 이유와 기후조건이 매우 비슷하기에 더욱 걱정이 됩니다.

이런 식량가격 상승인 애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당장 우리네 식탁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수입산 재료를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소비자가격을 끌어올리거든요. 저도 라면을 정말 좋아하는데 최근 농심 등 라면 3사가 국제적으로 9년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당장 수입되는 옥수수 등 사료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애그플레이션까지는 진행되지 않더라도 곡물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많은 곡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 더 많은 부담이 됩니다. 미래의 기후변화의 가장 큰 문제가 식량부족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나라도 식량을 안보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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