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인뱅, 시중은행 텃밭 ‘주담대·기업대출’ 공습
[앵커]
시중은행의 텃밭으로만 여겨지던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행보로 대출시장의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융부 윤다혜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윤 기자, 인터넷은행들이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기업대출이나 주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과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어제(9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담대 계획을 밝혔습니다. 늦어도 다음 달 주담대를 출시하고 이후 소상공인 대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카뱅은 주담대 출시를 앞두고 오는 21일까지 사전 이벤트도 진행하는데요.
주담대 상품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소개 영상을 공개하고, 먼저 상품을 경험할 수 있게 사전 알림 신청도 받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앵커]
토스뱅크는 곧 기업대출 상품을 내놓는다고요.
[기자]
토스뱅크는 다음 주에 인터넷은행 최초로 기업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기업대출은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으로 연 소득 1,000만 원 이상, 사업기간 1년 이상인 사업자가 대상입니다.
대출한도는 1인당 1억원 안팎에서 확정될 예정이며, 금리는 최저 연 3%대 초중반에서 형성될 예정입니다.
토스뱅크는 기업대출 외에도 하반기를 목표로 전세자금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도 올해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을 준비 중입니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0년 9월 비대면 주담대를 제한적으로 출시한 뒤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인터넷은행은 가계대출만 받을 수 있었던 걸로 아는데, 기업대출도 진출 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그동안 가계대출에만 집중해온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인터넷은행의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예대율 규제를 개편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일반 은행과 동일하게 바꾸고, 기업 대출 심사에 필요한 현장 실사와 기업인 대면 거래 등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은 기존 개인대출만 주력했었는데 주담대, 기업 대출은 이보다 취급액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더 좋아질 예정입니다.
실제 시중은행 중소기업대출은 1년 만에 60조원이 늘었습니다.
또 지난달 기업대출은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13조 늘어난 1,079조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앵커]
사실상 시중은행이 독점해왔던 시장이 깨지는 것인데, 시중은행 움직임도 분주할 것 같아요.
[기자]
주담대 시장은 규모가 상당해 시중은행들도 비대면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주담대는 은행 전체 가계대출 중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2,000억원으로 작년 12월 말보다 4,000억원 줄었습니다.
이중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781조로, 한 달 사이 2조2,000억 원 불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기업대출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기업 대상 대출 상품을 늘리는 동시에 조직을 개편하고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수도권 기업금융센터를 기존(49곳) 대비 약 30% 늘린 65곳으로 확대하고 지난달 말 기업상품인 ‘NH기업성장론’을 새로 출시했습니다.
신한은행은 기업 여신 영업 강화를 위해 올 초 SRM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SRM 제도는 역량이 우수한 직원이 부서장급으로 승진해도 지속적인 영업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KB금융은 기업대출 목표치를 전년 증가율 대비 200%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계대출에서 성장 제한이 예상된다”며 “기업금융과 캐피탈 시장 영역에서 성장 활로를 모색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앵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기업대출과 주담대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거라서 소비자들에게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시중은행과 인뱅의 경쟁 강화로 소비자 입장에선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기존 시중은행만 영위하던 기업대출과 주담대 시장에 인터넷은행이 새롭게 진출하면서 해당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들이 편의성 증가와 가파르게 오르던 대출금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시장에서 새로운 공급자가 나오며 경쟁이 격화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이용하는 서비스 비용, 금리 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반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있어 대출금리에 제동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시중은행 관계자
“은행들별로 전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 경쟁을 통해서 뭔가 소비자 혜택이 돌아갈 만한 여지는 많지 않습니다.”
[앵커]
네. 인터넷은행이 진출할 기업·주담대 대출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yunda@sedaily.com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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