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전에 물가 ‘경고등’… 인수위 한은과 비공개 간담회 추진 배경은
[서울경제TV=최재영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한국은행과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 출범전에 소비자물가가 4%대까지 치솟으면서 물가 위기 의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 조차도 물가가 당분간 4%대를 유지하는데 이어 더 상승할 가능성 제시하고 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금리가 결정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14일 이후 한은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 수석대변인은 또 물가와 관련 협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해당 분과의 설명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위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간담회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인수위가 한은과 긴박하게 간담회를 여는 것은 ‘물가’ 움직임이 위험수위를 다가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1%나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가 4%를 넘어선 것은 2011년 12월(4.2%)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 탓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석유와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2.9%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6월(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한은은 지난 5일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당분간 물가는 4%대를 이어가는 동시에 지난 2월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3.1%)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은 물가안정 목표치(2.0%)를 무려 1%대나 벗어나는 수치다.
한은으로서는 불과 6주만에 전망치를 대폭 수정하는 상황에 놓일 만큼 물가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고 보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도 8년만에 최고 수준인 2.9%를 기록하는 등 국민들도 물가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이를 대비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해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물가 상승과 함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도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인수위에서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은 최근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 침체는 계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며 “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 잠재적 위험도 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날 인수위와 한은 간담회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도 주요 현안으로 두고 논의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jy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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