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46%' 메가 LCC 뜬다…LCC업계 "차별화로 맞대응"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합친 ‘메가 LCC’ 출범 임박
LCC 국제선 시장 점유율 절반 차지해
제주항공 “M&A 등 외연 확장 기회 참여”
‘미주 특화’ 에어프레미아 합병 시 시너지 높아
티웨이항공 “LCC 최장거리 노선으로 수익성 확보”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서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이 합쳐진 ‘메가 LCC’ 출범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타 LCC들이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메가 LCC의 출범은 타 LCC들에 큰 위협이다. 국제선 점유율의 절반을 메가 LCC가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정보포탈에 따르면 LCC들의 2023년 국제선 여객 점유율만 놓고 보면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도합 약 46%, 제주항공 23%, 티웨이항공 20%,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을 합쳐 약 10%다.
기재의 수와 다양성도 메가 LCC가 월등히 앞선다. 티웨이항공을 제외한 대부분의 LCC들이 단일기종 중심으로 기재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메가 LCC는 현재 보유 기종만 해도 B737-800과 B777-200, A321-200 등 LCC 업계에서 가장 다양한 기종을 보유하게 된다. 세 LCC의 항공기 대수를 합하면 총 57대다. LCC 삼파전 상대로 거론되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비해 최소 10대 이상 더 많은 기재를 보유하고 있다. 기단 정리를 감안해도 월등히 기재 수가 많다.
향후 투자여력도 압도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LCC 중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곳이 진에어인데, 영업이익률1·2위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인 점을 고려하면 기재 확보·보유 여력도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유로운 기재 확보와 보유는 지연과 정비 등 정상적인 항공편 운항에 필수적인 요소다.
◇제주항공 “M&A 통한 규모 확대로 대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시장 재편에 맞춰 전열을 다듬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M&A를 통해 외연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달 초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에 제주항공은 불참하기로 하면서 내부적으로 M&A에 대한 김이배 대표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산업 전반이 재편되며 M&A 등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임직원들에 메일을 보냈다. 제주항공 측은 이에 대해 “현재도 메가 LCC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정 LCC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사모펀드가 보유한 LCC는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PE)이다. 이중 에어인천은 화물 사업을 하는 LCC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인수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제주항공의 M&A 후보에 해당할 확률이 희박하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과 문보국 전 레저큐 대표가 설립한 투자회사 AP홀딩스와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약 65.6% 가량을 보유한 에어프레미아도 제주항공의 M&A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노선에 특화돼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통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인 미주 노선을 운항한다는 점에서 현재 단거리 위주로 운항하는 제주항공과 시너지가 날 수 있다.
이륙하는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LCC를 소유한 사모펀드들이 속속 발을 뺄 확률이 높아지면서 M&A 기회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LCC들이 고전하던 코로나19 시기에 LCC를 매입한 사모펀드들이 여객수요 정상화가 이뤄진 현재 시점을 엑시트 적기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티웨이항공 2대주주 JKL파트너스는 두 차례에 걸쳐 티웨이항공 지분 총 26.77%를 대명소노그룹에 매각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최대주주 예림당과 2.97%의 지분 차이로 2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제주항공이 사모펀드가 소유한 LCC를 합병하면 사모펀드 소유 LCC는 두어개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화·장거리 노선 확대…차세대 항공기 구매 추진
이외에도 제주항공은 중거리 노선 신규 취항, 일본 노선 다변화 등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차세대 항공기 구매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 호텔 사업 강화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인천-발리, 인천-바탐 노선 취항을 준비 중이다. 인천-바탐 노선의 경우 국내 관광 수요뿐만 아니라 인바운드 여객 수요, 환승 수요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쓰야마, 시즈오카, 오이타, 히로시마 등 일본 소도시 노선을 재운항하고 다음 달부터는 인천-가고시마 노선을 주 3회 운항라며 일본인 인바운드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항공기 구매를 통해 원가경쟁력 확보는 기존의 리스 방식에서 직접 구매 형태로 전환하는 건데, 리스비를 줄이면서도 항공기를 탄력적으로 운항할 수 있다.
자회사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점은 2023년 163억 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티웨이항공은 유럽 취항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통상 단거리보다는 장거리의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LCC 내 유일한 유럽 노선 운항권은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1분기 말 인력은 3,271명에 달한다. 이제 기존 인력 회복에 가까워지고 있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외연확장이 가장 빠르다는 평가다.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8월 로마와 파리 취항에 이어 바르셀로나와 프랑크푸르트 취항을 앞두고 있다. 초기 투자 시기가 지나고 본격적인 유럽 노선 취항 시기인 내년 전에 지연 사태로 인한 소비자 불만을 잠재워 유럽 노선 운항 능력 적정성에 대한 의문을 풀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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