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실손 청구 전산화…병원 참여율 6%대 그쳐

증권·금융 입력 2024-09-13 15:25:43 수정 2024-09-13 15:25:43 김도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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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실손 청구 전산화 참여율 저조…정상 가동 '불투명'
1단계 시행 대상 병원 참여율 6%대…일부 EMR업체, 수수료 요구
당국, 업계 간 조속한 조율 당부…참여 병원 인센티브도 검토

[서울경제TV=김도하 기자] 실손보험 청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전산화 서비스에 병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달 말 가동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관련 간담회'를 열고, 시스템 구축 및 연계 현황 점검과 참여율 제고를 위한 논의 등을 진행했다.


다음 달 25일 1단계 시행을 앞둔 실손 청구 전산화는 보험업법에 따라 병상 30개 이상 병원 4,235개와 보건소 3,490개 등 총 7,725개 요양기관이 대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참여를 확정한 요양기관은 총 3,774개로, 참여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병원의 참여율은 더욱 심각하다. 1단계 대상 병원 4,235개 중 참여를 확정한 곳은 고작 283개뿐이다.


요양기관 전체 청구 건수 중 23.3%를 차지하는 상급종합병원 47곳은 모두 참여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100% 시행되지만, 종합병원은 약 40%만 참여하며 '반쪽짜리' 우려가 나왔다. 병상 수가 30개 이상 100개 미만인 병원도 참여율이 2.7%로 뚝 떨어졌다.


자체 전산 시스템을 갖춘 대형 병원과 달리 전자의무기록(EMR) 업체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병원들의 참여가 저조한 상황이다. 병원에서 전송대행기관인 보험개발원으로 청구 정보를 넘기기 위해서는 EMR 업체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EMR 업체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일부 EMR 업체들은 개발비와 시스템 설치 비용 외에도 확산비와 유지·보수비, 청구 건당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전송 건당 100원의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보험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행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병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하자 당국은 긴급 간담회를 열고 EMR 업계의 협조를 독려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처음 시작하는 만큼 향후 비용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국민 편의성 제고를 위해 양 업계가 조속히 최종 의견 조율을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 사무처장은 병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료계의 민원 부담과 의료정보 집중 우려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보험업법에 따른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비용은 보험회사가 부담하며, 의료계에 민원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이 아닌 보험사가 직접 민원을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의료계에 민원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송대행기관의 의료정보 집중은 보험업법에 의해 금지돼 있고, 위반시 형사처벌을 받는다"며 "의료계가 요청할 경우 전송대행기관 운영에 의료계가 함께 참여해 정보 집중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언제라도 운영 방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 사무처장은 실손 청구 전산화에 참여하는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복지부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참여하는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 참여를 적극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다음 달 25일 실손 청구 전산화 1단계 시행을 앞두고 병원 등 요양기관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EMR 업체와 의료계에 대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itsdoha.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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