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아토 3’ 상륙 한달…"기대 이상 vs "아직 신뢰 못해”
경제·산업
입력 2025-02-22 08:00:06
수정 2025-02-22 08:00:06
진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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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계약 일주일만에 1000대 돌파…”흔한 일 아냐”
‘차이나 디스카운트’ 불구…”독보적 가격 경쟁력 매력”
세련된 내·외장 디자인…한국 특화된 서비스도 적용
잠식 가능성에 국내 車 업계 ‘안방’ 사수 조치 나서
커넥티드카·딥시크로 정보 보안 우려는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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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전시장 가서 봤는데 생각보다 좋던데요?” vs “나쁘진 않은데 그래도 아직까진…”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아토3 (ATTO3)를 시승해본 고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생각보다 괜찮은 성능에 놀라는 고객이 있었고, 아직은 중국산 제품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비야디 한국 모터클럽 카페에 가입돼 있는 A씨(남·40세)는 “고급차 수요는 외제차에 뺏기고,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BYD에 밀릴 현대·기아차가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첫 차를 알아보고 있는 B씨(남·34세)씨는 “중국산 전기차는 얼마나 저렴하고 완성도는 어떨지 궁금했는데 조립 품질부터 소재까지 다 나쁘지 않아 놀랐다”면서도 “중국 제품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게 사실이라 그래도 아직까진 국산 전기차를 사고 싶다”고 했다.
◇ BYD 아토3 사전계약 일주일만에 1000대 돌파…인기 많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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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는 지난달 16일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17일 BYD는 소형 전기 SUV 아토 3의 사전 계약 건수가 출시 1주일만에 1000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타 외제차 브랜드에서 일했다는 한 영업담당 직원은 “공개 1주일만에 사전 예약 1000대는 흔한 일이 아니다”라며 “유럽 시장을 보더라도 BYD 전기차 국내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반응도 나쁘지 않다. 자동차 커뮤니티 한 이용자 이모씨는 “나쁘지 않게 팔릴 거 같다”며 “얼마전에 지나가다 2월 중순 오픈 예정인 BYD 분당 전시장을 봤는데 좋아 보였다”며 “처음에야 조금 반발이 있을 수 있으나 가격차원에서 너무 강력한 메리트가 있다 보니 나중엔 그냥 저냥 탈거 같다”라고 밝혔다.
‘차이나 디스카운트’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뭘까. 먼저 BYD 아토 3의 최대 강점은 단연코 ‘가격’이다. 아토 3의 출시 가격은 3190~3290만원이다. 여기다 전기차 보조금 200만원 정도가 더해지면 2000만원 후반대로 살 수 있다. 수입 전기차 가격이 평균 1억 원을 훌쩍 넘는 점을 고려하면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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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형 SUV 컨셉에 맞게 세련된 내·외장 디자인도 이목을 끈다. 파노라믹 선루프, V2L 등 편의사양을 기본 장착했으며 내부 역시 세로로도 사용 가능한 대형 터치스크린과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춰 운전 중에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한국 고객들 취향과 편의를 고려해 티맵모빌리티 서비스, 국내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 한국 특화형 부품 및 서비스도 적용했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는 "BYD 승용 브랜드가 이제 시작했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국내 고객들의 높은 관심과 긍정적 평가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BYD를 선택한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차량 인도 전까지 최고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 준비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車 업계 어떻게 대응하나
BYD의 확산세가 생각보다 빨라지자 국내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견제하는 모습도 감지됐다. 먼저 현대차는 전국 BYD 매장 인근 지점에 기존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배치하기로 했다. BYD 전기차를 본 고객이 현대차 제품과 바로 비교하기 위해서다. 이에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제품 경쟁력이 더 우수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한 전략이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건 BYD가 꽤 신경이 쓰인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차·기아는 연초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주요 전기차 판매가를 낮췄다. 아토3와 동급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은 400만원이나 내렸다. 이를 두고 BYD를 의식한 현대차·기아가 ‘안방’을 사수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토3는 세계 시장에서 품질이 입증된 모델로 한국 시장 선점을 위해 출혈 경쟁 각오하고 가격을 가장 낮게 측정했다”면서 “또 다른 중국 업체가 들어오기 전에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중·저가 모델을 내놓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BYD 아토3, 中 기업 신호탄 될 수 있을까?…”로보락·알리·테무 보면 불가능 한 것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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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들의 한국 공습은 꾸준히 높여왔다. 먼저 샤오미가 투자한 중국 가전제품 제조업체 ‘로보락’은 2022년부터 한국에서 3년 연속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다. 로보락은 초기 가성비 모델로 시장에 진입해 이후 중·고급형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면서 가성비와 프리미엄 동시 전략을 선보였다. 특히, 고급형 라인에서도 100만 원대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면서 삼성·LG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설립 10년만에 한국 로봇 청소기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도 국내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계열 ‘알리익스프레스’와 핀둬둬 자회사인 ‘테무’가 대표적이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12월 기준 899만명으로 쿠팡에 이어 2위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신세계그룹 계열 플랫폼 G마켓(지마켓)과 동맹 관계를 구축하면서 또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테무도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지난달 813만명의 MAU를 확보해 11번가를 제치고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테무가 올해 정식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인력 채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 BYD ‘커넥티드카’·딥시크로 정보보안 시험대 오르나?
잇따른 호평과 가성비 전략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로는 운전자 개인정보 등이 중국에 유출될 수 때문에서다. 실제로 BYD를 필두로 중국 자동차가 한국 진출에 본격화하면서 커넥티드카(Connected-Car)가 정보 보안의 사각지대로 떠올랐다. ‘커넥티드 카’란 자동차 내외부가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된 차량을 말한다.
‘아토3’ 역시 무선 폰 프로젝션, 무선(OTA) 내비게이션·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커넥티드카 기능이 탑재됐다. 이 기능을 통해 운전자의 개인 정보는 물론, 동선과 자주 찾는 지역 등이 수집된다. 이를 기반으로 추천 장소나 드라이브 코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BYD 코리아는 이와 관련, "개인정보에 대한 국내 고객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BYD는 수집한 개인 정보를 중국 IT 기업인 텐센트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정보 보호 대책은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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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가 중국 인공지능(AI)업체 딥시크와 손잡는다는 소식도 큰 걸림돌이다. 딥시크는 최근 보안 문제로 일본, 호주, 미국, 대만 등 주요 국가에서 사용을 제한했고, 최근 국내서도 주요 기업과 정부 부처, 공공기관에서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BYD 관계자는 “신차에 딥시크를 적용한다는 방침은 일단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델에만 해당돼 한국 차량에는 도입되지 않았다”며 “국내에서는 향후 상황을 보면서 딥시크 적용 차량의 판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BYD의 자체적인 약속만으로 정보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커넥티드카는 운전자의 개인정보뿐 아니라 주행 경로, 운전 패턴, 방문 장소 등 굉장히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율주행 기능을 위해 방대한 양의 이미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BYD, ‘차이나 디스카운트’ 넘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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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는 올해 'ATTO 3'를 시작으로 'SEAL', 'SEALION 7' 등 3개 모델을 국내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 등 주요 국내 도시에 15개의 전시장과 11개의 서비스센터를 개설하며 빠른 네트워크 확장을 예고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BYD가 보안 우려를 해소하고, 장기적인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면 국내 시장 안착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커넥티트, 딥시크 적용 등 중국차에 대한 논란을 빠르게 잠재우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전국 네트워크망을 확보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렌터카·법인차 등 B2B 시장 진입 전략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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