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 난 ‘녹색’ 음료…韓 말차 산업 문 열리나
경제·산업
입력 2025-08-15 08:00:03
수정 2025-08-15 08:00:03
이채우 기자
0개
SNS 속 말차 인증샷, 국내 시장 뜨거워져
日 텐차 가격 급등…원재료 공급 '비상등'
공급난 현실화땐 韓 녹차 농가에 기회 전망

▲ SNS 속 말차 인증샷, 국내 시장 달구다
16일 데이터엠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말차 시장 규모는 2024년 36억5000만 달러 (한화 약 4조7450억 원)에 이르렀고, 2032년에는 78억3550만 달러 (한화 약 10조186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말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10.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브랜드들은 앞다퉈 말차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가 지난 달 21일 출시한 ‘투썸 말차’ 음료 3종은 2주 만에 50만잔 넘게 팔려 나갔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봄 시즌 대표 메뉴 ‘슈크림 라떼’를 변형한 ‘슈크림 말차 라떼’를 선보인 스타벅스 또한 해당 제품을 출시 2주만에 200만 잔 넘게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롯데웰푸드·빙그레는 기존의 월드콘, 쿠앤크 등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에 말차 맛을 더하며 제품군을 확장하며 속도전에 불이 붙고 있다.

▲ 2032년에는 78억 달러…말차, 업계 '신흥 강자' 되다
말차는 녹차 수확 전 햇빛을 차단해 재배한 어린잎을 찐 뒤 말려 곱게 간 것으로, 잎을 우린 물만 마시는 녹차와 다르게 잎을 통째로 섭취한다. 말차는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이 풍부하고 커피보다 카페인 함유량도 낮아 최근 웰니스·비건 소비층의 ‘건강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웰니스·비건·헬시플레저 트렌드는 한국 소비자현장과 산업계 모두에서 이미 기본 프레임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말차 수요 감소 가능성 역시 낮을 거라는 것.
뉴욕의 한 식품 소매업계 관계자는 “‘말차 맛’은 이제 식품 시장에서 ‘딸기 맛’, ‘초콜릿 맛’ 처럼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과거에도 일부 제품이 ‘말차 맛’ 또는 ‘그린티 맛’으로 출시됐지만, 최근 말차 열풍으로 많은 식품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말차 함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日 텐차 가격 급등…말차 공급 '비상등'
하지만,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말차 열풍이 부는 가운데 말차 공급은 불안정한 상황이다. 말차의 원료가 되는 ‘텐차’는 일본이 주요 생산국이다. 그러나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5년 4~5월 텐차 경매 가격은 kg당 8235엔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일부 생산업체는 "1일 1개 품목" 등 판매 제한을 걸고 있다. 유명 마차 생산업체인 마루큐 코야마엔 역시 이미 7월부터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마차 제품의 가격이 50~60%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말차 공급 부족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 텐차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교토 지역은 지난해 폭염으로 큰 피해를 입어 올 4~5월 수확량이 대폭 줄었다. 또한, 말차는 생산 과정의 독특하고 계절적인 특성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희소한 상품이다. 글로벌 수요가 갑자기 급증하면서 분쇄 시설이 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계속되는 말차 공급난…韓 녹차 농가에 기회 될까
이처럼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대체·보완 공급원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녹차 농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고품질 녹차를 차광 재배하고 가공 기술을 확보한다면, 일본산에 집중된 글로벌 말차 공급망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한국 제주산 녹차만의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강조하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미 미국 시장에서는 국산 녹차로 만든 말차 제품들이 다수 판매되고 있어, 한국산 말차의 잠재력이 입증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 이베이 등에서는 메이크 라테 제로슈가, 슈퍼 마차, 오설록 등 다양한 한국산 말차 파우더가 판매 중이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말차 시장의 공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녹차 농가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고품질 녹차를 차광 재배하고 가공 기술을 확보한다면, 일본산에 집중된 글로벌 말차 공급망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dlcodn1226@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배달 미션제, 자율인가 강제인가…압박 속 달리는 라이더들
- “GPT야, 나 오늘 너무 힘들었어”…AI 심리상담사의 등장
- “그 초콜릿바, 얼마나 건강한가요?”…간식 산업이 바뀌고 있다
- “10만원 쿠폰 당첨”…알고보니 과장 광고, 테무의 ‘말말말’
- "빵 시장 장악에 불매도 안통한다"...잇단 사망사고 SPC
- 면세업 그늘에 호텔신라 부진 장기화...고군분투하는 신라스테이
- "띠지 케이크 어이 없었죠"…사모펀드가 키운 투썸, 성장세에 가려진 '민낯'
- 편의점의 무한변신…“비식음료 부문 강화한다”
- [기획]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스타벅스의 이유 있는 변신
- "책은 힙하다"…출판업계 순풍, 언제까지 이어질까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경주시, “APEC 성공 개최 총력”… 조현 외교부 장관, 경주서 준비상황 점검
- 2영천시, 제23회 영천한약축제 본격 준비 돌입
- 3포항시, 철강산업 위기 극복 위해 정부·기업과 릴레이 현장 간담회 개최
- 4영천호 조류경보 ‘관심’ 단계 발령...영천시, 정수처리 대응 강화
- 5포항시, '경북시청자미디어센터·오천읍 신청사' 첫 삽…생활·문화 거점으로 도약
- 6김천시립도서관, '책으로 노는 게 제일 좋아' 성료
- 7김천시, 국산목재 목조건축 실연사업 자문단과 현장 토론
- 8영진전문대 간호학과, 호주서 글로벌 현장학습 성료
- 9정연욱 의원 "광복 80주년에 개딸임명식? 저는 불참합니다"…국민임명식 강력 비판
- 10배동현 BDH재단 이사장, APC 최고 영예 아시아훈장 수상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