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줄이고 수익 늘린다"…대한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부수'
1.5배 넓어진 좌석…대한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하다
거세지는 항공업계 경쟁, 대한항공의 차별화 전략은?
엇갈린 승객 반응…장거리 노선 확대 여부 '주목'

[서울경제TV=이채우 인턴기자] 대한항공이 다음달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이미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보편화된 서비스 전략이지만 아시아나 항공과의 합병 9개월만에 단행하는 대한항공의 이번 시도는 단순한 서비스 개편을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 항공과의 합병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대한항공이 단기간 내에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이번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으로 이코노미 승객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한항공의 좌석 재편이 중장거리 전노석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1.5배 넓어진 좌석…대한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하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합병 9개월만인 9월 17일부터 한국 출발 싱가포르행 KE643/644편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일반석과 비즈니스석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좌석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넓은 좌석 간격과 향상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해외 항공사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로, 2017년 도입된 델타항공의 ‘델타 프리미엄 셀렉트’, 2022년 도입된 KLM의 ‘프리미엄 컴포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진에어, 에어로케이 등 국내 항공사 역시 각각 ‘지니플러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 좌석은 줄이고 전체 좌석수를 늘리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공석이 많은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수요가 많은 이코노미석을 늘리고 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새롭게 도입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의 경우 프리미엄 이코노미 객실 집중 판매로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5억 1300만 유로(한화 약 7439억 원)에서 7억 3600만 유로(한화 약 1조 672억원)로 전년 대비 약 43% 증가했다.
대한항공 역시 기존 8좌석이었던 퍼스트 클래스는 없애고, 약 3000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 이코노미 40석을 새로 도입한다. 이코노미석 대비 1.5배 넓어진 좌석, 130도까지 젖혀지는 등받이, 15.6인치 모니터 등의 옵션이 새롭게 추가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으로 승객 선택권 확대, 장거리 승객 편의, 글로벌 스탠다드로의 맞춤, 해외 출장객 겨냥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 거세지는 항공업계 경쟁, 대한항공의 차별화 전략은?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이 시점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맞물려있다고 분석한다. 합병 이후 발표된 최근 실적에서 매출은 4조 원 안팎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비용 압박이 뚜렷해졌다.
대한항공의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은 3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고, 2분기 영업이익은 39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 흐름이 이어졌다.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정비비 증가, 환율 상승, 화물 수요 둔화 등으로 수익성이 흔들린 것.
이에 업계는 이번 도입을 단순한 서비스 개편이 아니라 영업이익 방어를 위한 전략으로 본다. 퍼스트 클래스 수요 감소에 대응해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로 이어지는 3단 좌석 체계를 구축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일부 LCC와 외항사들이 최근 유럽·미주 장거리 노선에 속속 진출하면서, FSC인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LCC와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 측면에서 기존 프리미엄 서비스의 가치를 더욱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비즈니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최근 티웨이항공 등 일부 국내 항공사와 외항사들이 유럽·미주 장거리 노선에 진출함에 따라 대한항공 역시 차별화된 프리미엄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은 단순한 좌석 확대가 아니라,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수익 제고 카드”라고 분석한다.

▲ 엇갈린 승객 반응…장거리 노선 확대 여부 '주목'
다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에 따라 상대적으로 불편해질 이코노미석 승객들의 불만을 해소시켜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 이어진다.
승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도입으로 이코노미석 배열을 3-3-3에서 3-4-3으로 바꿔 기존보다 좌석의 너비가 줄어들었다는 것. 이번 도입으로 기존 227석이던 이코노미석은 248석으로 늘어나게 됐다. 또한 대한항공 측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티켓 가격은 이코노미석의 110%에 불과하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발권 과정에서는 이코노미 대비 130~150%까지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다수 소비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해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중장거리 노선으로 확대, 수익성 극대화라는 당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도입은 아직 인천–싱가포르 노선 두 편에만 국한돼 있지만, 만약 높은 소비자 호응도와 수요층이 뒷받침된다면 성공적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장거리 노선 확대가 안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휘영 인하전문대학교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석 간 운임 차이가 컸기 때문에 중간 가격대 상품에 대한 잠재 수요가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민의 전체적인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여행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에 시장 수요가 입증된다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이런 수요를 만족시켜 긍정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dlcodn12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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