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술 베꼈다” 논란… 성장 의지 꺾인 스타트업

[앵커] 정부 기관인 농촌진흥청이 국내 벤처기업의 핵심 기술을 베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당 스타트업은 명백한 기술 침해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농촌진흥청은 자신들이 먼저 기술 개발에 나섰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앞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기술탈취를 뿌리 뽑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정부 기관과 스타트업의 공방이라 모양세가 더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논란 자체가 스타트업의 성장 의지를 꺾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알약 모양의 센서를 소의 입으로 넣어줍니다. 이 알약은 소의 첫번째 위에 자리 잡아 체온 등 소의 생체정보를 실시간으로 모아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소의 질병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 스타트업인 유라이크코리아가 지난 6년 동안 1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제품입니다. 그런데,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개발한 이 기술을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그대로 베껴 자신들이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희진/유라이크코리아 대표이사 “농촌진흥청은 유라이크코리아의 축우 관리 시스템 ‘라이브케어’를 모방하여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보이고 개발과정에서 유라이크코리아가 보유한 원천기술인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농촌진흥청의 스타트업 기술탈취에 대한 명백한 스타트업 죽이기라고 생각합니다.” 농진청은 특허 침해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해당 스타트업 보다 먼저 기술 연구를 시작했고, 실제 기술도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소의 체온으로 활동량을 추정하는 스타트업의 기술과 달리 농진청은 체온과 활동량을 직접 측정하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박범영/농촌진흥청 부장 “저희들이 앞서서 연구를 시작했죠. 저희는 2010년도에 관련 연구를 준비를 했고 2011년부터 기초 연구를 시작했죠. 저희들은 온도 플러스 활동량을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에 진보성 차별성이 있다고 판단을 하고 (특허출원) 나갔고…” 현재 농진청은 특허 출원을 한 상태입니다. 특허 등록까지는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평균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특허청은 진보성과 신규성을 기준으로 특허 등록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특허청의 판단이 남은 가운데, 이러한 공방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힘없는 스타트업의 성장 의지를 꺾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서울경제TV 김혜영입니다./jjss1234567@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영상취재 김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