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대아파트 환수?…헬리오시티에 무슨 일이
[서울경제TV=유민호, 이아라기자]
[앵커]
약 3만 명이 사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 상가에 “임대아파트 970세대 환수 추진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헬리오시티는 1만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죠. 이 가운데 1,401가구가 임대주택인데, 3분의 2가량을 환수하겠다는 겁니다. 무슨 사정인지, 실현 가능성은 있는 건지 유민호, 이아라가 기자가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들어선 헬리오시티.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작은 신도시급 규모를 자랑합니다.
최근 단지 앞 상가에 현수막 하나가 걸렸습니다.
임대아파트 970가구와 토지 등을 환수해 과도하게 기부채납된 조합원 재산을 되찾겠다는 겁니다.
헬리오시티에는 대학생과 신혼부부 등을 위한 행복주택 1,401가구가 입주한 상황. 단지를 오가며, 이를 본 입주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단 반응입니다.
[인터뷰] 헬리오시티 입주민
“이미 살고 있는데 다시 환수해서 나가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상가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헬리오시티 일부 조합원들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입자를 임대주택에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970가구를 현금으로 환산해 서울시로부터 돌려받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단지에 배정된 임대가구 비율이 다른 사업장보다 높고, 공원 등 땅도 기부채납을 과하게 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추가 분담금이 예정보다 더 많이 나와 입주를 아직 못한 조합원도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헬리오시티 조합원
“다른 곳은 (임대주택) 4~6% 정도를 기부채납 했고, 최근 가장 많이 한 곳도 10%가 안 됐는데 (헬리오시티는) 14.7%를 했으니깐 형평에 어긋나지 않느냐…”
비대위 측은 조합원들로부터 총회 발의서를 1,000장 넘게 받아 놓은 상황이라며, 다음 달 30일 총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탠딩] 유민호 / 기자
“1,000가구에 달하는 임대아파트 등을 환수해 조합원에게 1억원 가량을 돌려주겠단 목소리.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you@sedaily.com
[스탠딩] 이아라 / 기자
“도시 정비법상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짓는 아파트는 15%가량의 가구를 임대주택으로 두어야 합니다.”
조합이 재건축으로 얻는 이익 중 일부를 사회에 돌려주라는 취지의 정책.
정부는 임대주택을 늘리고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만드는 등 기부채납을 높이는 쪽으로 재건축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지난 4월 국토부는 기존 10~15%였던 서울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10~2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세입자 수 과다시 5%포인트 가산’한다는 추가 조항도 달았습니다.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임대주택의 비율을 5%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는 겁니다.
1만 가구에 육박하는 헬리오시티는 서울에서 가장 큰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헬리오시티 일부 조합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까. 서울시에 확인해봤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정비사업 관계자
“준공 다 난 거잖아요. 그러면 준공도 물러야 된다는 거 아닌가요. 상식적으로 안 맞는 것 같은데요.”
서울시는 조합 측으로부터 공식 입장을 받으면 검토해보겠지만, 주장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입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조합의 목소리가, 소셜믹스라는 사회적 요구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소셜믹스 같은 사회적 운동이 앞서가면 기존 사람들이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그런 갈림길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재건축 단지에 일반과 임대 섞어 짓게 하는 ‘소셜믹스’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된 제도지만, 취지대로 이 제도가 자리 잡기까지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이아라입니다. /ara@sedaily.com
[영상취재 조무강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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