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열기…걱정되는 후폭풍

오피니언 입력 2020-04-14 18:04:37 수정 2020-04-14 18:04:3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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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정훈규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열기로 뜨겁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 등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국내 기업만 20여 곳에 달한다. “어디 어디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개발 계획만 알리는 경우도 넘쳐난다.


속속 들려오는 개발 진척 소식은 조만간 치료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런 열기와 앞선 기대감이 내년 이후 치료제 개발에 매진한 국내 제약사들을 ‘늑대 소년’으로 만들까 우려된다. 


국제 학술 정보 분석업체인 클래리베이트 전 세계에서 경쟁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첫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2~5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치료제 중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미국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도 2년 6개월 안에 89%의 성공률로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약이지만, 코로나19에 대한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이미 개발 중이던 약이라 바로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갔다. 개발 속도가 빠른 이유다.


신약 개발은 통상 10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되고 성공 가능성도 평균 0.01%로 지극히 낮다.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사업으로 실패하거나 성과가 더딜 경우 투자자들과의 갈등도 극심한 편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분위기와 반대로 애써 입을 닫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공개적으로 지극히 낮은 확률에 도전하다 신뢰만 잃고 ‘늑대 소년’이 될까 부담스러운 탓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치료제에 집중된 가운데 여론이 주식 시장처럼 급등했다 급락할 것으로 상상하면 겁이 날 만도 하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것은 아직 이 분야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한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에 의미가 있다. 치료제 개발 성공 여부를 떠나 이런 과정을 경험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이후 또 다른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의 대응능력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 이유는 단지 현재 시판 중인 약이라는 점만 있는 게 아니다. 길리어드가 신종플루를 종식시킨 ‘타미플루’를 개발한 ‘성공의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하고 있는 것이다.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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