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자카르타, 기후변화 탓에 이주한다

경제·산업 입력 2021-07-12 21:07:39 수정 2021-07-12 21:07:3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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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앵커] 

지난달 24일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콘도가 무너지면서 세계가 경악했는데요. 건축에 대한 규제가 잘 이루어지는 미국에서 12층 콘도가 무너지면서 160명이 넘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는데요. 

콘도 붕괴에 대한 여러 원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소금물 침입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는데요. 

이 해수면 상승이 건물붕괴 뿐 아니라 일국의 수도까지 이전하게 되는 문제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해수면상승은 심각한 기후문제이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여기에다가 해수 온도도 높아지면서 바닷물 부피가 커지면서 해수면 상승을 더하고 있는데요.
시청자분들도 아시다시피 이미 투발루 등 남태평양의 많은 섬들이 물에 잠기고 있고 베네치아라든가 방글라데시의 도시들도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에 빠져 있는데요. 


일국의 수도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도이전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입니다. 1만7,0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함께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등에 따른 지반침하 문제가 겹치면서 세기말이면 해안 도시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수도인 자카르타를 보르네오섬의 동(東)칼리만탄으로 옮기겠다고 2019년 발표했지요. 

 

[앵커] 

일국의 수도를 옮긴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그만큼 기후변화 피해가 크다는 거겠지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자카르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에 매우 취약한 도시입니다. 

 

자카르타는 해발고도가 평균 7.92m에 불과해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와 지진이나 태풍으로 인한 쓰나미 등에 매우 취약합니다. 이 도시는 바다와 맞닿은 늪지대인 데다 도시 곳곳에 13개의 강이 얽혀 있어 몬순 때마다 물난리로 큰 피해를 입고 있구요. 또 환태평양조산대에 속해 지진이나 쓰나미의 피해도 자주 겪습니다. 

 

여기에다가 무분별한 지하수취수로 해마다 7.5cm씩 지반이 내려앉고 있어도 바닷쪽에 해안 제방을 쌓아도 바닷물이 제방을 넘어 들어오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요. 

 

심각한 해수면 상승으로 자카르타시가 한 해에 지출한 비용은 약 1조1,300원을 넘어서다 보니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수도를 보르네오섬 동부 칼리만탄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앵커]
매년 해수면상승 피해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있고 세기말에는 도시가 바닷물에 잠긴다고 하니 이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수도를 옮기는데 따른 문제도 있어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올해 6월 18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자카르타 이주를 ‘대비 전략: 기후 변화로 인한 이주 계획’이라는 제목의 특별판으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수도 이전 시 사회 정의, 환경, 건강, 문화유산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로드맵을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구요. 과학기술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 낙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강제이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원주민들이 논의에 적극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도 말합니다. 

 

[앵커]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곳에서 기후변화로 이주를 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이 안타깝네요

 

[반기성 센터장]

그런데 말이지요. 기후 변화로 지역사회 전체가 이주를 선택해야만 했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미국 알래스카 본토에서 서쪽으로 약 8km 떨어진 섬마을인 시시마레프는 해수면상승으로 섬이 침수위기에 처하자 주민 투표를 통해 4000년간 살아왔던 섬에서 떠나기로 했는데요. 이곳에 사는 원주민은 우리가 에스키모족이라 부르는 이누이트 족이 650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이 섬은 과거에는 섬 주변을 둘러싼 얼음이 파도로부터 마을을 보호했는데 지구 온난화에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마을을 침범하며 해안으로부터 915미터 정도가 물에 잠기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조립식 가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또 빙하가 사라지면서 들이 몰려들면서 생계수단인 어업도 위축된 데다가 20년 뒤면 섬마을 전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이주투표를 했고 전체이주가 결정되었는데요. 시시마레프는 미국 내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마을 전체가 이주한 첫 사례가 되구요. 이 마을 주민이 이주하는 비용이 약 2,200억원 정도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그런데 해수면상승으로 침수위기에 처한 마을은 시시마레프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의회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31개 마을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홍수와 해안침식으로 침수의 ‘임박한 위협’에 처해있고, 이 중 시시마레프를 포함한 최소 12개 마을이 새 정착지를 찾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에게도 닥칠 문제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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