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첫 장마가 주는 경제적 이익
[앵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도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들어와 전 세계에서 비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 대기 중의 수증기 량이 늘면, 비가 올때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홍수로 발생했을 때 일부 경제적 이익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근 몇 년간 세계적으로 비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작년 9월에 극한기후와 날씨로 인한 피해를 집계해 발표했는데요.
1970~2019년까지 총 1만1,000건에 이르는 재해가 있었고 이 때문에 200만명이 사망했으며 약 2조6,40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 기간 발생한 재해 중 45%에서 사망자가 발생했고 74%에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는데요.
사망자의 91%는 개발도상국가 등에서 일어났는데 조기경보시스템의 빈익빈부익부가 심각해진 영향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지난 50년동안 경제적 손실이 가장 컸던 TOP10을 보면 손실이 가장 컸던 기후부문이 허리케인 등 폭풍 부문으로, 약 5,21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둘째, 홍수로 인해 1,15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2010~2019년 하루 평균 손실액은 약 3억8,300만 달러였는데 1970~1979년에는 4,900만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무려 50년 만에 7배 이상 피해액이 더 늘어난 것이지요. 태풍이나 폭풍 등으로 분류됐더라도 홍수가 동반되기에 비로 인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유럽환경청은 올해 2월에 자연재난의 피해에 관한 통계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지난 40년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자연재난이 늘어나면서 유럽이 극심한 인명 및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1980년부터 2020년까지 자연재난으로 최대 14만2000명이 사망했고, 약 690조원의 경제적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유럽환경청은 이젠 자연재난으로 인한 경제적손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재난 중 가장 큰 피해를 준 기후현상이 홍수였으며 전체 경제적 손실 중 44%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앵커]
기후변화로 홍수가 잦아지고, 이에 따른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요. 좋은 이익도 있다건 뭔가요?
[반기성 센터장]
우리나라에 장마로 인한 대홍수 피해가 가장 컸던 해는 2020년이었습니다.
중부지방의 경우 54일 동안 지속되면서 전국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래 가장 긴 장마라는 기록과 함께 사망·실종 46명, 경제적피해 1조371억원이라는 기록을 남겼는데요.
그런데 서경환 부산대 교수 연구팀은 장마때 내리는 비가 경제적이익도 가져온다는 연구를 발표했는데요. 대개 장마는 5월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인 6월 중순까지 건기가 지속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가뭄상태에서 내리는 장맛비의 경우 수자원을 공급해 가뭄을 해소하고 산불을 예방하며 대기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연구팀은 장마 때 처음 내리는 비의 경제적 가치가 적게는 500억원, 많게는 15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15년과 2019년, 2020년 등 3개 해의 장마시작 첫 강수의 4가지 경제적 요소에 대한 가치를 평가해 보니 각각 1453억원, 548억원, 998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는데요.
이들이 4가지 경제적 요소로 활용한 것은 수자원 확보, 대기질 개선, 산불 예방, 가뭄 경감 등으로 첫 장마비가 내리면서 이들 요소에 미친 경제적 이익을 계산한 것이지요.
[앵커]
홍수는 재난으로만 느껴지는데, 대기질 개선과 산불 예방 등 이익도 있다는 말이군요. 이런 요소들의 개별적인 경제적 이익규모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연구팀은 장마철 첫 강수로 2015년의 경우 6월24∼27일 4일 동안 비(전국 평균 12.8㎜)로, 2019년에는 6월26∼29일까지 4일 동안의 비(20.1㎜)로 설정했다. 2020년에는 6월24∼25일 이틀 동안의 강수(13.3㎜)를 첫 강수로 잡았는데요.
연구팀이 세 해의 장마를 선정한 것은 이 세 해가 우리나라 장마유형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수자원 확보 가치는 전국 평균 강수량과 전 국토면적에 내린 전체 강수량을 계산했구요. 이를 유출율(40%)와 원수판매율(36%)을 적용한 뒤 댐용수 가격을 적용해 이익을 산출했습니다.
대기질 개선 효과는 전국 평균 오염물질 감소량을 구하고 각 오염물질 1㎏당 사회적 한계비용을 곱해서 계산했는데요. 연구팀이 추정한 오염물질 1㎏당 사회적 한계비용은 미세먼지(PM10)는 2만6837원, 이산화질소(NO₂) 8220원, 일산화탄소(CO) 6832원, 이산화황(SO₂) 9233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산불 예방 가치는 첫 장맛비 이전 20일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과 산림피해복구비용을 곱해 추산했는데, 산림피해복구비용은 1㏊당 541만4,000원을 적용했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가뭄 경감 효과는 가뭄 해당지역 가구 수와 가구당 가뭄고통비용의 곱으로 정의했으며 가구당 가뭄고통비용는 2만8721원으로 계산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다양한 방법과 비용을 계산해보니 각각 기후요인들의 경제적이익은 어느 정도가 되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연구팀의 분석 결과 장마철 첫 강수의 경제적 가치는 대기질 개선 효과가 전체의 70∼90%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장맛비가 내리면서 전국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3개 년 별로 각각 13.9㎍/㎥, 3.5㎍/㎥, 15.4㎍/㎥가 줄어들면서 각각 1333억원, 394억원, 894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고요.
첫 장마비로 인한 수자원의 가치는 2015년 93억원, 2019년 153억원, 2020년 101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산불 예방 효과는 각각 1억5천만원, 1700만원, 2400만원으로 평가됐으며, 가뭄 경감 효과는 각각 26억원, 1억2천만원, 1억7천만원으로 산출되었지요.
사실 연구팀이 선택한 기후요소나 추정치등이 100% 옳다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연구가 처음으로 시도됐다는 것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앞으로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각각의 경제적이익분포는 달라지리라 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가뭄이 드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거든요. 연구팀이 1973∼1993년과 1994∼2020년의 6월 처음 15일 동안의 강수를 비교해보니 최근 들어 비가 훨씬 적게 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올해도 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이 5.8㎜로 평년에 비해 6.1%에 불과하면서 대기가 가물면서 경북 울진과 경남 밀양 등지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고 농작물 피해가 크게 발생했거든요.
연구팀을 이끈 서경환 교수는 “과거 자료에 연구팀의 방법을 적용해 안정적인 통계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네 가지 경제적 측면 외에도 첫 장맛비가 도시 열섬 효과와 열대야를 완화시키는 냉방효과나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가치 창출 등 다른 요소들도 분석대상에 추가하면 더욱 의미 있는 자료가 산출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서교수의 말처럼 첫 장맛비가 대기오염저감이나 수자원, 가뭄경감만 아니라 다양한 기후요소에서 경제적이익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이런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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