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화석연료와 이별 준비하는 카타르
[앵커]
지난 해 12월에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나라가 중동의 카타르입니다. 석유로 벌어들인 엄청난 경제적 부를 바탕으로 월드컵을 유치하여 국력을 전 세계에 자랑했는데요. 그런데 석유가 가장 많은 이 나라에서 석유와 이별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카타르의 화석연료 탈피와 친환경적인 정책을 알아보도록 하겠는데요.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일머니로 유명한 카타르가 이제는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기로 했다고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석유대국 카타르가 전력에너지 부문에서 화석연료인 석유와 이별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중동지역의 쿠웨이트를 처음 여행갔을 때 느꼈던 것이 이곳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면 엄청난 효율을 보이겠구나라는 생각이었는데요. 그만큼 풍부한 태양빛을 가진 지역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요.
그런데 카타르가 바로 이 태양빛을 국가에너지망에 활용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는 겁니다.
카타르 최초의 태양광발전소인 ‘알 카르사’는 약 6,000억원을 들여 만든 800MW(메가와트)급 발전소로, 작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는데요.
축구장 1400개 면적에 맞먹는 10㎢ 사막에 넓게 펼쳐진 태양광 패널이 1년간 200만MWh(메가와트시)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면서 5만50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합니다.
카타르는 발전소 두 곳을 추가로 건설하여 2030년까지 전력 수요의 20%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풍부한 석유로 신재생에너지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친환경국가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카타르는 태양광만 아니라 풍력이나 조력등이 풍부해 신재생에너지 강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카타르는 중장기 국가 발전 목표인 ‘화석연료 경제 탈피’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상징하는 신도시로 루사일이라는 신도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도시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반기성 센터장]
루사일이라는 신도시는 월드컵을 앞두고 만들어진 신도시로 에너지와 자원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38㎢ 면적에 최대 4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로 설계되었는데요. 아시겠지만 이번 월드컵 결승전도 이 도시 안에 지어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가 총 7번의 경기를 벌였는데 이 중에서 결승전을 포함한 5경기를 이 경기장에서 벌였는데, 특히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이 경기장에서 게임을 했지요. 반면에 프랑스는 이 경기장에서 한 게임도 하지 않았고요. 그래서 호사가들은 아르헨티나의 우승뒤에는 경기장으로 인한 이점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카타르 월드컵은 총 2200억달러가 투입되면서 러시아월드컵의 무려 19배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투자했는데요. 이들은 경기장 건설에는 100억달러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국제공항이나 지하철등 도시인프라에 52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결승전이 열린 루사일 도시를 첨단화한 스마트도시로 만드는데 무려450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앵커]
한 도시를 만드는데 450억 달러를 투입해 친환경도시로 만들었다면 최근 유행하는 스마트시티의 전형일 것 같은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스마트시티 안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도시 생활 속에서 유발되는 교통 문제, 환경 문제, 주거 문제, 시설 비효율 등을 해결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똑똑한 도시’를 뜻하는데요.
루사일의 대표적인 도시 인프라는 에어컨 실외기가 없는 도시라는 점입니다. 어느 빌딩의 실내에 들어가도 더위를 잊게 만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고 하는데요. 사막국가인 카타르의 경우 전체 생산전력의 최대 70%가 냉방장치에 들어간다고 할만큼 냉방장치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도시에서 에어컨 실외기를 없앴던 것은 도시 전체가 중앙집중식 냉방 시스템인 ‘지역냉방(District Cooling)’을 세계 최대 규모로 채택했기 때문이지요.
지역냉방플랜트에서 물 온도를 섭씨 5도까지 낮춰 도시에 공급하면 각 건물에 설치된 열교환기가 이 물을 이용하여 공기를 식힌 다음 찬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인데, 물을 계속 순환시켜 활용하는 방식이라 물이 부족한 카타르에서는 매우 친환경적입니다. 이 냉난방을 채택하면서 소비 전력을 최대 40% 절약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친환경적이긴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많다보니 다른나라에서는 채택하기 어렵다는 점도 있습니다.
[앵커]
지역냉방플랜트로 전 도시를 냉각시키기 위해선 배관도 엄청난 길이가 될 것 같은데요. 눈여결 볼 또 다른 인프라는 어떤게 있을까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냉각수 순환을 위해 루사일 전역에 깐 배관 길이만 175㎞에 달한다고 해요.
그리고 루사일의 또 다른 첨단 인프라는 공압식 폐기물 수거(PWC·Pneumatic Waste Collection)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많은 도시들이 환경미화원과 쓰레기 수거차를 동원해 도시 전역에 쌓여 있는 쓰레기를 끌어모으는데요.
루사일은 공압식폐기물 수거시스템을 채택해서 누구든지 쓰레기통에 물건을 넣으면 그대로 강력한 흡기가 빨아들이는 것이지요. 루사일에서는 도시 전역의 235개 쓰레기통과 각 건물을 연결하는 폐기물 수거용 파이프를 깔았는데 그 길이만 24㎞에 달한다고 합니다. 밖에서는 쓰레기통안의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것은 어느 용량이 넘어서면 진공 흡입 장치가 작동해 초속 22m로 빨아들여 수거장까지 원스톱으로 배송한다고 해요. 그리고 석유가가 워낙 싸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 현대자동차가 카타르의 전기차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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